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체코 야구대표팀의 선수들 대다수는 '투잡러'다. 본 직업이 따로 있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많다는 의미다.
체코 대표팀은 전날(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본선 1라운드 B조 한국전에서 3-7로 패배했다. 체코는 김하성(샌디에고 파드리스)의 홈런 두 방과 선발 투수였던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의 호투를 넘어서지 못했다.
경기 후 체코 대표팀 선수들의 이력에 관심이 쏠렸다. 전날 경기에 선발 등판한 좌완 투수 루카시 에르콜리(27)가 대표적이다. 그는 야구 대표팀 소속이지만 체코 야구 협회 홍보 및 마케팅 담당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6살에 야구를 접한 에르콜리는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2012년 한국서 열린 18세 이하 청소년 대회에 참가하기도 에르콜리는 유소년 야구대표팀으로 여러 국제대회에 출전한 바 있다. 그는 운동과 학업을 병행했고, 프라하 카렐 대학에서 스포츠 경영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체코에서는 세미 프로리그만 있어 야구 선수를 직업으로 삼기에는 어려웠다. 그래서 에르콜리는 자국 리그인 엑스트라리가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도 야구협회의 홍보 담당자로도 일하고 있다.
에르콜리에게 이번 대회는 큰 소득이다. WBC 체코 대표팀에 선발됐고 본선 진출까지 이끈 뒤 선발 등판까지 했기 때문이다. 12일 경기 초반에는 성적도 괜찮았다. 김하성을 내야 뜬공으로 잡았고, KBO 간판 스타인 최정(SSG 랜더스)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다만 안타 5개와 볼넷 2개를 내주면서 5실점했고, 2회에도 추가 실점한 뒤 강판되면서 에르콜리는 1⅓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WBC 데뷔전을 마무리했다.
에르콜리 외에도 체코 대표팀에는 본 직업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대표팀을 지휘하는 파벨 하딤 감독은 신경과 의사고, 주축 투수 마틴 슈나이더는 소방관이다. 아르노스트 투보비는 지리 선생님, 우완투수 마리크 미나리즈크는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