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선수 추신수(41·SSG 랜더스)가 학교폭력 이력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선발에서 제외된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의 상황에 대해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피해자를 생각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추신수는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댈러스 지역 한인라디오 ‘DKNET’에 출연해 우리나라 야구 국가대표팀의 더딘 세대교체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일본만 봐도 새로운 얼굴이 많다. 나라면 미래를 봤을 것 같다”며 “어린 선수들 중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고 했다.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이 학폭 이슈로 WBC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하자 "한국 사회에서 용서가 너무 쉽지 않다"고 말한 추신수(41·SSG 랜더스). /DKNET 캡처

안우진에 대한 본격적인 언급은 추신수가 “안우진 같은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얼굴을 비치게 해 외국으로 나갈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한국 야구가 할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시작됐다. 진행자는 “안우진은 아직 논란이 있지 않나. 한국에서 여전히 (학교폭력은) 민감한 이슈”라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추신수는 “분명 잘못된 행동”이라면서도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잘못을 뉘우치고 처벌도 받고 출전 정지도 받고 다 했다. 근데 대회를 못 나간다”며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불합리한 일을 겪은 후배가 있다면 선배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그런데 아무도 나서지 않는 게 너무 아쉽다”며 “후배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고, 잘못된 곳에서 운동을 하고 있으면 제대로 바꿀 수 있는 목소리를 내고 도움이 돼야 해야 하는데 지켜만 본다”고 했다.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4일 WBC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안우진은 2022 시즌 중 활약하며 생에 첫 골든글러브도 수상했지만, WBC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휘문고등학교 재학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로 처벌받은 전력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조범현 KBO 기술위원장은 선수 선발 기준에 대해 “국가대표의 상징적인 의미와 책임감 및 자긍심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추신수의 발언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자식이 피해자라면 저렇게 말 못 한다” “피해자들을 가볍게 보는 발언” “당한 사람 입장도 생각하라”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일부는 “맞는 말인 것 같다. 처벌도 다 받지 않았나. 실력으로 뽑자” 등의 반응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