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 한국 김연경이 득점에 성공한 뒤 동료와 함께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연경의 마지막 스파이크가 터키 쪽 코트에 꽂히자 모든 선수들이 환호하며 서로를 얼싸안고 기쁨을 누렸다.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말했던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순간이었다.

대한민국 여자배구가 2020 도쿄올림픽 4강 진출에 성공했다.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전에서 세계랭킹 4위의 강적을 만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풀세트 혈투를 벌인 끝에 3대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를 거뒀다. 런던올림픽 이후 9년만의 4강 진출이다.

김연경과 박정아가 레프트로 투입됐고 라이트에는 김희진이 출전했다. 센터에는 양효진과 김수지가 나왔고 세터에는 염혜선이 출격했다. 오지영이 리베로로 나섰다.

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승리, 4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의 김연경 등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1세트 초반부터 터키의 높이에 고전했다. 터키의 강력한 공격과 높은 블로킹에 점수를 내준 한국은 17-25로 허무하게 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2세트 들어 다시 마음을 다잡은 한국은 박정아의 스파이크를 앞세워 8-4로 일찌감치 달아났다. 그러나 터키도 끈질기게 추격해 8-6까지 점수가 좁혀졌다. 그러나 김희진의 백어택과 김연경의 블로킹, 김수지의 서브에이스가 불을 뿜으며 25-17로 2세트를 가져올 수 있었다.

3세트는 그야말로 접전이었다. 양효진의 속공과 김연경의 스파이크, 박정아의 블로킹 등으로 점수를 냈다. 그러나 터키는 대각 공격으로 응수하며 역전과 동점이 반복됐다. 접전이 계속될 때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선택이 빛을 발했다. 뒤늦게 경기장에 들어온 정지윤이 재치있는 공격을 성공하며 한국은 세트포인트를 먼저 도달했다. 그러나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이 반복되며 24-24 듀스가 됐다. 집중력을 발휘한 한국은 박정아의 마지막 쳐내기가 성공하며 28-26으로 세트를 가져왔다.

4세트에는 터키에 일방적으로 밀렸다. 한국은 경기 도중 김연경이 판정에 항의하다가 레드 카드를 받는 일도 생기며 세트를 18-25로 내주고 마지막 5세트로 향하게 됐다.

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승리, 4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의 김연경이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올림픽 예선에서 맞이했던 5세트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 한국은 이날도 강력했다. 9-10으로 밀리던 상황에서 김연경의 공격이 터지며 12-10으로 역전했다. 이후 14-13까지 터키가 쫓아왔지만 김연경의 마지막 혼신의 스파이크가 터키쪽 코트에 꽂히면서 극적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세계 최정상급 레프트 김연경과 양효진, 김희진 등 ‘황금세대’로 구성된 이번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4위를 차지한 이후 9년만에 4강진출에 성공하며 메달 획득을 노린다.

한국은 브라질과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승자와 4강에서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