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양궁이 올림픽 단체전 9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 양궁 대표팀이 시상대에 올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채영(현대모비스), 장민희(인천대), 안산(광주여대)으로 구성된 여자 양궁 대표팀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크세니야 페로바, 옐레나 오시포바, 스페틀라나 곰보에바로 팀을 꾸린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6-0(55-54 56-53 54-51)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한국 양궁은 올림픽에 양궁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9개 대회의 금메달을 모두 따냈다. 30년 넘게, 9개 대회 연속으로 한 국가가 특정 종목 올림픽 금메달을 독식한 것은 한국 여자양궁이 3번째다. 케냐가 육상 장거리 장애물 경기에서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 대회까지 9회 연속 금메달을 가져간 바 있다. 미국도 남자 수영 400m 혼계영에서 같은 횟수의 연속 금메달 기록을 세워 최다 기록을 나눠 갖고 있다.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총 25개의 금메달을 따낸 양궁은 쇼트트랙(24개)을 넘어 한국 스포츠 ‘최고 효자 종목’의 지위를 되찾았다. 특히 이번 여자 대표팀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25년 만에 올림픽 경험이 없는 선수들로만 팀을 꾸리고도 정상에 올랐다.

전날 열린 혼성 단체전에서 김제덕(경북일고)과 함께 한국 선수단에 대회 첫 금메달을 선사했던 안산은 단체전 금메달까지 따내며 ‘2관왕’에 올랐다. 안산은 한국은 물론 이번 대회 참가국 전체를 통틀어 대회 첫 2관왕이다. 또 한국 여자 양궁 사상 8번째,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서는 9번째 2관왕으로 이름을 올렸다.

수년간 세계 최강의 여궁사로 꼽혔지만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던 강채영은 금메달을 드디어 목에 걸었다. 장민희 역시 제 몫을 해냈다.

한국은 1세트 마지막에 10점을 쏜 장민희 덕에 55-54로 2점을 따냈다. 2세트에서는 10점 두 방을 쏜 안산 덕에 2점을 추가했다. 이에 ROC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ROC는 3세트 첫 세 발을 8점, 7점, 8점에 그쳤고, 결국 한국 여자양궁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