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이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등 경영 투명화를 강화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애경그룹은 올해 초 언택트(비대면)로 진행한 그룹 임원 세미나에서 2021년 경영 방침으로 'RED 경영'을 수립했다. RED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경영 방침으로 ▲Resilience(회복탄력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의 약자다.

애경그룹이 지주사인 AK홀딩스는 지난 8월 17일 온라인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ak홀딩스 이사회에서 이석주 AK홀딩스 대표이사가 의사 진행을 하고 있다. /애경그룹 제공

◇ AK홀딩스,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계열사 내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애경그룹은 ESG 경영 방향성에 맞춰 '친환경경영' '사회책임경영' '투명한 지배구조'라는 3개의 경영 목표를 수립한 상태다. 특히 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006840)는 지난 8월 이사회 중심 책임 경영을 위해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이사회 내 독립 위원회로서 주주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 지배구조의 투명성 및 효율성 제고를 위한 사항을 검토하는 기구다. ESG 관련 분야도 거버넌스위원회에서 논의한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이사회는 독립성을 갖춘 거버넌스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통해 의사결정을 할 계획"이라며 "특히 주주가치와 권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경영사항은 거버넌스위원회가 사전 심의한 뒤, 이사회에 보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AK홀딩스는 거버넌스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위원을 전부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위원장에는 이상민 법무법인(유) 율촌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인 이삼규 예일회계법인 고문을 선임했다. 이삼규 의장은 한국산업은행 부행장과 대우증권 수석부사장을 지낸 금융전문가다.

애경그룹은 이 외에도 주요 계열사에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해 그룹 내 공정거래 자율 준수 체제를 구축하는 중이다. 내부거래를 감독하고 불공정 거래 여부를 미리 점검해 사내 공정성을 도모하자는 취지에서다.

주요 계열사 중에서는 애경산업(018250)제주항공(089590), AK플라자가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올해 내부거래심사팀을 조직한 애경유화는 내년까지 이사회 내에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할 계획이다.

이석주 AK홀딩스 대표이사는 "애경그룹은 현실성 있는 ESG경영 실천을 위해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수용해 실행할 수 있는 부분부터 자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경영 투명성을 높여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애경산업의 폐기물 발생량(파란색)과 재활용량(회색), 재활용률(빨간색) 추이. /애경산업 ESG리포트 캡처

◇ 애경산업, 폐기물 재활용률 10%대에서 78%로 끌어올려

애경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애경산업은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특히 유해물질 관리와 폐기물 저감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애경산업이 발표한 ESG 리포트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2018년 10.4%에 그쳤던 폐기물 재활용률을 올 상반기에 78.1%로 끌어올렸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 555톤 중 무려 433톤을 재활용한 것이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생산 공정 개선과 설비 개선, 폐기물 분리수거, 직원 교육 등을 통해 폐기물을 감축하고 있다"면서 "폐기물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신규 폐기물 업체를 발굴하고 처리 방법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해화학물질 사용량도 2018년 705톤, 2019년 714톤, 2020년 730톤으로 계속 증가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176톤으로 반기 기준 50% 가량 줄이는 성과를 냈다.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플라스틱 사용량도 계속 줄여나가고 있다. 2018년 1만2052톤, 2019년 1만2714톤의 플라스틱을 사용한 애경산업은 지난해엔 9043톤으로 28.9% 가량 줄였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플라스틱 용기 경량화 및 소재 개선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