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46.43%는 미래에셋에 배정
2억 증거금 넣으면 6~7주가량 받을 전망

여러 증권사에 중복 청약할 수 있는 ‘마지막 기업공개(IPO) 대어(大魚)’인 SK아이이테이놀로지(이하 SKIET)가 오는 28~29일 이틀간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을 시작한다. SKIET는 SK이노베이션(096770)의 자회사로 미래 고성장 업종인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분리막(LiBS)을 생산하는 업체다. 오는 5월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IET는 지난 26일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격 상단인 10만5000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총 공모금액은 약 2조2460억원이다. 앞서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도 18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국내 증권시장 사상 최고 수요예측 경쟁률이다. 앞서 SKIET는 지난 22~23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총 공모주식 수 2139만주의 55%인 1176만4500주에 대해 수요예측을 했다.

금융투자업계는 SKIET가 대어급 공모주 중에서 중복 청약이 막히기 전 나오는 마지막 물량인 데다가 2차전지 관련주인 만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때처럼, 어느 증권사에 넣는지에 따라 균등배정 주식을 1주도 못 받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투자자는 52만5000원 넣어 균등배정 최소물량인 10주를 청약하면 1주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청약 증거금이 많을수록 더 많은 공모주를 받는 안분배정 방식으로 청약할 경우에는 공모주의 40%가 넘는 배정물량을 배분하는 미래에셋증권에 청약하는 게 유리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2억원을 넣으면 10주가량의 공모주를 받을 수 있고 거래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에 성공하면 1주당 17만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그래픽=이민경

◇ 공모 물량 534만7500주… 대어급 균등배정 마지막

지난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IET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물량은 534만7500주로 전체 공모주식 수의 25%다. 대표 주간사는 미래에셋증권과 JP모건이며, 공동 주간은 한국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가 담당한다. SK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은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공모 청약은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건과 크레디트스위스(CS)를 제외한 국내 증권사들에서만 가능하다.

일반투자자 청약 물량은 대표 주간사인 미래에셋증권이 248만2768주(46.43%)로 가장 많고, 한국투자증권 171만8840주(32.14%), SK증권 76만3928주(14.29%),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각각 19만982주(각 3.57%) 순이다.

이번 SKIET 공모주 청약도 지난 3월 9~10일 진행된 SK바이오사이언스 일반 청약 때와 같다. 올해부터 개편된 청약 제도에 따라 일반인 공모에 배정된 물량의 절반은 증거금 규모에 상관없이 청약자들에게 똑같이 배분되는 ‘균등배정’이 적용된다. 공모주식의 절반인 267만3750주는 최소 청약증거금 이상으로 청약한 모든 일반 청약자에게 동등하게 나뉜다.

나머지 절반은 기존처럼 증거금 규모와 청약 경쟁률에 따라 비례해 배정되는 ‘안분배정’으로 공모주가 배분된다. 증거금이 많을수록, 경쟁률이 낮을수록 받는 공모주가 많다.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 때처럼 한 사람이 모든 청약 주간사에 중복으로 청약 신청을 할 수 있다. 다만, 이 중복 청약 신청은 공모주 대어로 꼽히는 기업공개 중에서는 SKIET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중복청약을 금지하면서 오는 6월 19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내는 기업은 청약 수량과 관계없이 가장 먼저 접수한 청약만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52만5000원 넣으면 최소 1주… 물량 많은 미래에셋 유리

이번에도 최소 10주를 청약하면 1주 이상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소 10주를 청약하려면 52만5000원이 필요하다. 증거금률이 50%이므로, 10주에 해당하는 공모가격인 105만원에서 절반인 52만5000원만 내면 청약 신청을 할 수 있다.

SKIET 공모주 투자를 위해서는 청약 주간사에 계좌를 개설해놔야 한다. 청약일 이전인 27일까지 계좌를 만들어야만 SKIET 공모 청약을 신청할 수 있다. 단,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청약일에도 비대면(온라인)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SKIET 공모 청약 주간사는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 주간사와 겹치므로 오프라인 창구에서 ‘계좌개설 대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 당시 많은 투자자가 계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 때처럼 균등배정임에도 1주도 못 받는 상황도 대비해야 할 것으로 전망한다. 당시 인수단으로 참여해 확보 물량이 5%에 불과했던 삼성증권은 청약 참가자 3명 중 1명에게만 1주를 배분했다. 균등배정을 위한 최소청약 신청자가 몰리자 무작위 추첨을 통해 공모주를 나눠줬고 3분의 2가량의 투자자에게는 공모주를 배정하지 못했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 당시 대표 주간사였던 NH투자증권은 배정물량 37%를 확보해 통합경쟁률(335.36대1)에 가까운 334.32대 1을 기록했지만 모든 청약자에게 1~2주를 균등배분했다.

이 때문에 SKIET 공모 청약에서도 배정 물량이 많은 주간사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제일 많은 물량을 확보해 전체 일반청약 공모주 물량 중 46.43%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32.14%, SK증권 14.29%,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3.57%이다.

지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대표 주간사였던 NH투자증권에 증거금 2억원을 넣으면 균등배정과 안분배정을 합쳐 10주를 배정받았다. 금융투자업계는 SKIET도 대표 주간사인 미래에셋증권에 증거금 2억원을 넣으면 6~7주가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청약을 한 증권사에 배정된 물량과 경쟁률에 따라 배정받는 공모주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청약 마지막 날까지 각사 경쟁률을 보면서 넣어야 유리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SK증권 물량이 적었지만 경쟁률(225.18대 1)도 같이 낮았기 때문에 증거금 2억원을 넣으면 총 21주를 받았다.

이렇게 받은 공모주는 거래 첫날 ‘따상’에 성공하면 1주당 17만원의 차익실현이 가능해진다. 공모가 10만5000원을 적용하면 따상의 주가는 27만3000원이다. 시가총액은 19조4642억원으로 26일 종가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시총 22위가 된다.

◇ 2차전지 분리막 제조 업체… 독자 개발 경쟁력

시장에서는 SKIET 공모 열기가 전기차에 들어가는 2차 전지 관련주라는 프리미엄까지 더해져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일정 기간에 주식을 팔지 않기로 하는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63.2%를 기록했다.

SKIET는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 소재사업부문이 물적 분할하여 설립된 분리막 제조 업체다. 전기차(EV)와 IT 배터리용 분리막 사업을 하고 있다. SKIET는 국내에서는 최초, 세계에서는 3번째로 리튬이온 전지의 핵심부품인 분리막을 독자 개발해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분리막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 중 하나다.

특히 SKIET의 분리막은 화재가 발생하지 않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에 들어가는 주 기술이기 때문에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화재 원인 중 하나로 배터리 분리막이 거론됐다.

SKIET는 지난해 프리미엄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전기차용 분리막 사업에서는 2018년 대비 2020년 판매량이 490% 뛰었다. 박상범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분리막 수요 증가로 올해 실적이 60%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