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미국의 코로나19 백신의 공급이 수요를 앞지를 거란 전망이 나왔다고 미 CNN방송이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백신 생산과 공급 자체에 속도가 붙는 것보다는 백신에 대한 불신과 부작용 우려가 커져 접종을 거부하는 비율이 높아질 거란 의미다.
크리스토퍼 머레이 미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 소장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5월 중순이면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의 수보다 더 많은 백신이 공급될 것"이라며 "미국이 대유행과의 싸움에서 큰 장애물을 마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레이 소장은 "페이스북이 매일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우리는 그 데이터를 체크한다"면서 "2월 이후 미국에서 백신에 대한 신뢰가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는 성인의 비율은 2월 당시 75%에서 현재 67%로 떨어졌다.
미국에서는 4월 한 달간 일일 백신 접종 건수가 대부분 300만건을 넘겨왔다. 그러나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접종 건수는 이를 밑돌고 있다. 실제 전날에 이어 23일에도 200만건대를 유지하며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군대에서는 이미 백신 잉여분이 나오기 시작했고 접종 속도도 급격히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젊은층은 자기들 스스로 코로나19에 취약하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에 백신을 맞은 후 나타날 수 있는 위험이 병에 걸릴때보다 더 높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는 얀센과 아스트라제네카 등 일부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앞서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이 심각한 혈전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미 보건 당국은 일시적으로 이 백신의 사용 중지를 권고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역시 이와 유사한 부작용이 알려져 당국이 집중 조사에 나선 바 있다.
IHME 측은 미국인의 백신 거부가 계속될 경우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이 현실화할 거라고 경고했다. 머레이 소장은 "백신 접종 확대가 코로나19 사망자 증가를 막는 데 기여했다"며 "백신 접종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잠재적 확산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핵심 전략으로 최근 커지는 백신에 대한 불신은 상당히 우려할 만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