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변협 연수 신청자 700명 이상 전망
200명 제한시 변호사 개업 못하는 인원 수백명에 달해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변호사시험 합격자 중 200명에 대해서만 실무연수를 받기로 결정했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중 상당수가 실무연수를 받지 못하는 '연수 대란'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은 변호사시험 합격자 중 200명에 대해서만 실무연수를 제공하기로 결정하고 다음주 중 연수 신청을 낼 계획이다. 연수 신청자가 200명을 넘으면 무작위 온라인 추첨을 해서 연수대상자를 정하기로 했다. 변협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연수대상자를 200명으로 결정한 건 맞다"며 "곧 공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변협의 이윤우 수석대변인은 "변협 연수 인원을 200명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라며 "연수 인원을 제한하지 말자는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법원이나 검찰, 법무법인 등 연수기관에서 실무연수를 받아야 한다. 실무연수를 받지 못하면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어도 변호사 활동이 제한된다. 하지만 로스쿨 10년차를 맞아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실무연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올해도 1706명이 제10회 변호사시험에서 합격했다.

변협 실무연수는 연수기관을 찾지 못한 합격자들의 마지막 보루다. 변협 연수 신청자는 2016년 530명에서 지난해 789명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실무를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실무연수'로 부를 수도 없지만, 그나마 연수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하지만 변호사시험 합격자수를 놓고 변호사업계와 법무부가 극한 대립으로 치달으면서 올해는 변협 연수마저 문턱이 높아졌다. 변협은 지난달부터 연수 가능 인원이 200명에 불과하다며 변호사시험 합격 인원을 1200명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무부가 변협 의견을 무시하고 1706명을 합격시키자 변협도 연수를 200명만 받는 강수를 띄운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올해도 변협 연수에 700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변협이 200명 연수제한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연수를 받지 못하는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대거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변협은 연수 대란의 원인을 제공한 법무부 등과 함께 연수를 받지 못하는 합격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지만, 변협 연수를 더 늘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도 특별한 대책이 없이 손을 놓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변협이나 법무부나 근본적인 문제는 외면한 채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게 아닌가 싶다"며 "로스쿨 학생들만 갈 길을 잃고 떠도는 신세가 되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