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간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지속해온 가운데, 증시 상승을 주도한 외국인과 개인이 서로 다른 투자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 가격이 많이 오른 종목을 사들인 반면, 개인은 주가 흐름이 부진한 종목을 저가 매수하는 성향이 강했다.

일러스트=정다운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개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005930)였다. 한 달간 총 2조332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은 그 외에도 NAVER(035420)SK하이닉스(000660), 카카오(035720), 삼성전자우(005935), 롯데케미칼(011170), 현대모비스(012330)주식을 많이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SK텔레콤(017670)주식을 많이 담았다. 4521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POSCO와 엔씨소프트(036570), 셀트리온(068270), KB금융(10556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뒤를 이었다.

이들 순매수액 상위 종목에서는 개인·외국인의 상반된 투자 성향을 엿볼 수 있었다. 개인의 순매수액이 큰 종목들은 대체로 올해 들어 주가 흐름이 부진하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1월부터 8만원대에서 등락하며 박스권 안에 머물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1월 초 13만원대에 거래됐는데, 이는 현재 형성된 가격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우는 연초 8만6000원대까지 올랐으나 3개월이 지난 지금 7만원대 중반까지 하락했다. 롯데케미칼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화학주가 주목 받는 와중에도 주가가 부진했다. 연초에 이미 30만원을 넘었는데, 25만원대까지 내린 후 현재는 28만원대에서 등락 중이다.

개인 순매수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현대모비스·현대차(005380)·삼성SDI(006400)·기아·한국전력(015760)도 올 들어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던 종목들이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1월 초 40만원을 넘기도 했으나 현재는 30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거래 중이다.

반면 외국인이 많이 담은 종목 중에는 올 초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들이 많다. SK텔레콤은 연초 23만원 수준에서 이달 21일 30만2000원까지 상승했다. 넉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30% 넘게 오른 것이다. 외국인 순매수액 2위에 오른 POSCO는 1월 말부터 현재까지 가격이 43%나 올랐다. POSCO는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크게 상승했다.

금리 상승 수혜주인 KB금융도 1월 말 저점과 비교해 30% 넘게 올랐으며, 우리금융지주와 신한지주 역시 연초 이후 계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액 6위에 이름을 올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월 초까지는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으나, 약 한 달 반만에 67만9000원에서 83만3000원까지 23%나 급등했다.

개인과 외국인의 선호 종목 차이는 투자 성향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투자자 중 40% 이상이 미국계인데, 그들은 한국 시장에서도 미 현지에서 주가가 많이 오른 업종에 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바이오주와 소재 관련 경기민감주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비슷한 종목을 사들이는 투자자가 많다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반면 개인의 매수 패턴은 정형화하기 어려운데, 특별한 이슈가 있거나 가격이 낮아 상대적으로 안전한 종목을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다른 증시 전문가는 "지난해 가을부터 개인은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가치주나 경기민감주를 주로 사는 경향이 강했다"며 "반면 외국인은 인덱스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에, 인덱스에서 비중이 높은 대형주를 많이 매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