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숏폼(short-form·15초~1분 남짓한 짧은 동영상)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미국에서 금융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여성, 유색인종을 비롯한 젊은 세대들은 틱톡에서 투자, 자산관리 등 금융과 관련한 다양한 조언을 주고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가 틱톡의 15초짜리 춤 영상에 환호할 때 금융 관련 주제로 이름을 알린 인플루언서들이 있다. 대부분은 여성이거나 유색인종이다. 팔로워가 80만명이 넘는 토리 던랩은 20대 여성 사업가로 본인의 자산관리 팁을 공유하고, 30대 흑인 여성인 델리안 바로스는 조기 은퇴, 재정 자립 등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그동안 미국 사회에서 금융 시장은 철저히 백인 남성 중심으로 구성돼 있었다. 지난 2019년 미국 공인재무설계위원회(CFP Board)가 조사한 결과로는 미국 내 자산관리전문가의 77%는 남성이었고, 그중에서 72%는 40세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사 크레이머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CNN과 인터뷰를 통해 "흔히 말하는 금융소외계층을 비롯해 투자 관련 서비스를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투자자들은 새로운 방식의 투자 조언에 당연히 매료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틱톡에서 개인금융(#personalfinance)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영상들의 조회 수는 40억회를 기록했다. 뒤이어 금융(#finance)이 20억회, 금융틱톡(#financetiktok), 경제지식(#financialliteracy) 등 다른 금융 관련 해시태그 조회 수는 모두 합쳐 4억회를 넘겼다.
CNN은 "틱톡은 Z세대나 밀레니얼 세대들이 돈과 관련된 조언을 얻을 때 쉽게 찾는 장소가 됐다"며 "신용카드 빚을 갚는 방법을 알고 싶을 때나, 비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처를 고민하고 있을 때 틱톡이 그 해답이 돼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랜 시간 동안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터부시 돼왔지만 틱톡에서는 아니다"라며 "바이럴에 성공한 상당수 영상을 보면 틱톡커들은 자신의 구체적인 연봉이나 생활비, 갚아야 할 빚을 센트 단위로 공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틱톡에서 자신을 변호사라고 소개한 한 인플루언서는 연봉 18만달러(한화 약 2억원)로 뉴욕에서 사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영상에는 세금을 비롯해 대여비, 건강보험료, 퇴직연금 등 온갖 영수증이 등장하고 구독자들은 환호한다.
다만 여느 소셜미디어(SNS)상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틱톡에 올라오는 금융 정보들이 얼마나 정확하고, 유익한지 판단하기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짧은 영상을 통해 흩어져 있는 단편적인 정보들을 흡수할 수는 있겠지만, 그 정보들이 금융 지식의 발판이 되긴 어렵다는 것이다.
맷 카스만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소속 연구원은 "금융에 대해 기본적인 배경 지식을 가진 상태에서 자신의 상황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들을 취사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개개인의 금융은 말그대로 개인적인 것이고, 하나의 사이즈만 있는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