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국제화의 목표는 미 달러화 대체에 있지 않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1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민은행 리보 부행장은 이날 열린 보아오(博鰲) 포럼에서 "이미 여러 차례 말했듯이 위안화의 국제화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우리의 목표는 달러화나 다른 국제통화를 대체하려는 게 아니라 시장의 선택을 통해 국제 무역과 투자를 촉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규모 공개 시험 중인 디지털 위안화와 관련해 "적어도 당장은 주로 국내 사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국경을 넘어선 사용이 있을 수도 있지만 국제적인 상호 운용성은 매우 복잡한 문제고 우리는 아직 특별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보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이 2021년 4월 18일 보아오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디지털 위안화 출시를 앞두고 검증 작업을 펼치고 있다. 우선 상하이·하이난·창사·시안·칭다오·다롄 등 6개 지역을 시범 적용 지역으로 선정해 온·오프라인 공개 테스트를 진행하며 안정성과 가용성 등을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지난 2019년 디지털 위안화의 설계를 마무리하고 지난해 4월부터 선전·청두·쑤저우·슝안신구 등에서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었다.

중국은 나아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해외 선수들과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위안화 시험도 계획중이다. 이와 관련,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일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디지털 화폐 시험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달러 패권을 무기로 하는 미국의 제재를 무디게 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리보 부행장은 이날 중국 전역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일정표는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