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前) 동양대 교수가 4·7 재보선 결과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을 두고 "남자나 여자나 똑같이 투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대남(20대 남성)' 표심 얘기만 떠들어대고 '이대녀(20대 여성)' 표심 얘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에서 아직 한국 사회가 남성우월주의라는 점이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17일 진 전 교수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정치권은 시대착오적인 안티페미니즘(여성주의운동에 대한 반대 운동)을 중단하라"는 여성단체 여세연이 지난 16일 낸 논평을 인용하고 이같은 글을 올렸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최근 정치권이 재보선 표심을 분석하면서 똑같이 평균치에서 벗어난 20대 여성의 표심보다 20대 남성의 투표 결과에만 집중하는 상황이 '남성우월주의'의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재보선에서는 이전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나 총선에서 주로 더불어민주당에 주로 표를 던져왔던 20대가 남성은 국민의힘으로, 여성은 여성주의 등을 내세운 제3후보 쪽으로 대거 이탈했다. 20대 남성은 서울시장 선거에는 70% 이상이 국민의힘에 투표했다. 반면 20대 여성 유권자들은 15%가 여성의당과 무소속 등 제3후보에 표를 던졌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20대 유권자의 변심은 현 정권의 페미니즘 성향에 대한 반발이라고 진단하고 '젠더 갈등론'에 불을 지폈다.

진 전 교수는 이처럼 '이대남'의 표심 분석에 매몰된 정치권의 반응에 대해 "이상하죠? 그런데 이 이상함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게 여겨지는 게 이 사회가 이상하다는 증거"라면서 "나를 포함해 우리 한남충(한국 남자를 비하하는 표현)들 다같이 반성 좀 합시다"라고 썼다.

그는 "하나의 집단이 등질적으로 (되면) 그 집단은 멍청해진다"면서 특정 시점부터 여성의 페이스북 친구(페친) 신청만 받아왔음에도 여전히 전체 페친 중 남성의 비율이 80%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재보선 이후 진 전 교수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한국의 페미니즘 정서를 두고 연일 설전을 벌였다.

이 전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본인의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는 페미니스트를 겨냥해 "원래 내용적으로 아무것도 없으면 용어 하나에 소속감을 얻고 자신이 그 용어만으로 우월하다고 착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진 교수는 "아주 질 나쁜 포퓰리즘"이라는 댓글을 달고, 별도로 글을 올려 "안티페미니즘 선동으로 얻을 표 따위로 이길 리도 없겠지만, 설사 이긴다 하더라도 그 세상은 아주 볼 만할 것"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