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조선]

데이터발(發) 금융 혁명을 예고한 마이데이터 사업이 오는 8월 4일부터 시행된다. 마이데이터란 금융사와 빅테크 등에 흩어져 있는 개인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본인이 관리하는 개념이다. '자기정보결정권'을 보장하는 것. 금융위원회 허가를 받은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개인 데이터를 통해 투자 자문, 대출 중개, 신용정보업 등 다양한 업무를 겸업할 수 있다. 금융 업계를 중심으로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합성어), 빅테크, 이동통신사 등이 마이데이터 혁명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은 커버 스토리에서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한 마이데이터 시장의 현 상황을 살펴봤다. 전문가 제언을 통해 거버넌스 정립 등 마이데이터 사업 성공을 위한 정책적인 조언도 들었다. 한국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데이터 기반 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까. 이제부터 시작이다. [편집자 주]

맞춤형으로 소비자 효용 증대
이종 산업 융·복합 기폭제 될 것
韓 금융 해외 위상 상승 기회도

정유신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센터장. 서울대 경제학 학사, 서강대 경제학 석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 경기대 경제학 박사, 중국 인민대 재정금융대학원 경영학 석사, 현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대표, 전 한국벤처투자 대표

"올해 8월 마이데이터(My Data·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시행은 소비자 효용 증대 차원을 넘어 한국 금융이 다른 산업과 융합할 기회가 열렸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정유신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센터장(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은 4월 5일 오후 서울 공덕동 한국핀테크지원센터에서 '이코노미조선'과 만나 "해외에서 활약하지 못하는 한국 금융의 위상을 높일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마이데이터는 금융사와 빅테크 회사 등에 흩어져 있는 개인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본인이 관리하는 서비스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정부 당국의 허가를 받은 후 금융상품 및 투자 자문, 대출 중개, 신용정보업 등 다양한 업무를 겸업할 수 있다.

정 센터장은 마이데이터 사업은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기존 금융 사업자와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합성어) 사업자는 물론 빅테크, 정보기술(IT), 이동통신, 헬스케어 사업자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어 유연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당장 금융의 모바일 플랫폼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며 "향후 산업 권역의 벽을 허무는 등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라고 했다. 다음은 정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마이데이터는 금융의 모바일 플랫폼화가 진정으로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다. 향후 플랫폼과 통신 등 타 산업과 융합해서 발전할 것이다.

마이데이터 통해 바뀌는 소비자 생활은.
"기존에도 일부 금융사와 핀테크 업체에서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시행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되면 더욱 명확하고 방대한 데이터 확보 및 분석을 통해 자산관리, 소비습관 설정, 보험과 카드 상품 소개 등 더 세밀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시장 전체의 데이터를 활용하면, 개별 금융사가 아닌 시장 전체를 보고 맞춤형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금 입출금, 대출, 보험, 증권 등 금융거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지털가계부를 제공하는 데다, 신용등급을 올리는 자문(컨설팅)도 한다. 그만큼 소비자 효용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일부 플랫폼으로 쏠림 현상이 있을 것 같다.
"소비자와 생산자의 데이터를 모아서 적시에 맞춤형으로 공급하는 능력이 있는 사업자로 소비자가 몰릴 수 있다. 데이터 확보량과 분석 능력 그리고 인공지능(AI) 기술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다. 누가 새로운 수요처를 찾고, 정확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치열한 경쟁은 고스란히 소비자 편익 증대로 이어질 것이다."

성패를 가를 포인트를 한 단어로 말한다면.
"적시성이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데이터를 사업자가 제대로 모아서 적시에 맞춤형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모바일 환경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세상에서 좋은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탐색 비용은 사실상 없다. 소비자는 좋은 플랫폼으로 실시간으로 갈아탄다. 이는 사업자에게는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과거 자본·기술·인력이 중요하던 아날로그 플랫폼 시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열린다. 현재 시장을 선도하는 대형사들도 긴장해야 하는 이유다."

산업 측면에서 마이데이터의 의미는.
"금융 산업이 '인텐저블(intangible·무형의)'한 성격에서 벗어나게 된다. 금융의 모바일 플랫폼화가 시작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향후 플랫폼과 통신 등 다른 산업과 융합해서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일례로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 후 1단계는 금융과 유통의 결합, 2단계는 금융과 게임의 결합, 3단계는 금융과 헬스케어의 결합 등 다양한 시나리오로 발전할 것이다. 이미 일부 회사 간 물밑 교류가 활발하기도 하다. 이처럼 마이데이터는 데이터 경제가 시작된 후 첫 번째 융·복합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경계가 허물어진다는 뜻인가.
"그렇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 혁신적인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처음 나왔을 때 다들 선뜻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달라진 환경을 제대로 캐치해서 큰 성공을 거뒀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행되면 손바닥 안에서 본인과 관련한 모든 데이터가 연결된다. 고객 로열티를 어떻게 높여서 시장 확장성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숙제다. 일례로 최근 신한은행은 게임 업체 넥슨과 손을 잡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게임은 로열티가 중요하고 중독성이 강하다. 금융서비스와 결합하면 새로운 기회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 확대 우려도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개인정보보호법 및 신용정보법에 따라 개인정보보호를 확대하며 개인의 자기정보 이동권 행사 기반을 마련했다. 다만 데이터 유통이 확대될수록 당연히 정보 유출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이를 완벽하게 막기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바이러스처럼 앞으로는 인간과 공존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인식을 바꿀 때가 됐다. 특히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탄생을 촉진시킬 필요가 있다."

'기울어진 규제 운동장' 지적도 있다.
"금융 데이터는 모두 오픈하기로 했지만, 비금융 데이터의 오픈은 수월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비금융 업권에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데이터 일부를 공개하는데 금융권에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정부도 계속 업권 간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으로 소통을 이어 나가야 한다. 완벽한 협의는 어려울지라도 계속 노력해야 한다. 데이터를 활용한 기술융합은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피할 수 없는 추세임을 인정하고 실질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 당국에 대한 제언은.
"미국 등 해외와는 달리 한국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관(官) 주도로 진행하고 있다. 이는 내수 시장이 미국과 중국 등에 비해 작기 때문이다. 함부로 시장을 열면 금융 시스템 리스크가 유발될 수 있다. 현 상황에서는 여러 이해관계를 유연하게 갈무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거스를 수 없는 기술 환경 변화에 반드시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책 당국이 빅테크의 금융권 진입을 허용한 취지라고 할 수 있는 금융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메기효과' 역할을 독려하고, 해외 진출을 위한 '스케일링 업(Scaling-up)' 전략에도 힘써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흔히 데이터를 '21세기의 원유'라고 하는데 이는 틀린 비유다. 원유는 쓸수록 줄지만, 데이터는 쓸수록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기회가 열린다. 의미 있는 데이터로 가공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이종 산업 데이터를 결합하면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 보통 혁신이 파괴적인 것과 달리 이제껏 쓰지 않던 데이터를 사용함으로써, 다양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이데이터 사업이 성공을 거두면 고용 증가 효과도 상당할 것이다."

[-더 많은 기사는 이코노미조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마이데이터발 대혁신] ①마이데이터 춘추전국시대 열린다

[마이데이터발 대혁신] 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