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된 가운데 현대제철(004020)동국제강(460860)의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현대제철이 올해 1분기에 1753억원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을 낸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730억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동국제강 역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74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2.8%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원료돔에 철광석이 쌓여있는 모습.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실적에 비춰볼 때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과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5520억원으로 2011년 3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개별기준 영업이익도 1조72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04.9% 늘었다.

철강업계의 실적 기대감이 커진 이유는 제품 가격 인상이다. 철강업체들은 연초부터 원재료 가격 상승을 지렛대 삼아 제품 가격을 공격적으로 올렸는데, 자동차·조선·건설 등 수요산업에서 이를 받쳐주고 있다.

국내 열연강판 유통 가격은 지난해 12월 80만원대에 진입한 이후, 올해 1분기 90만원대를 넘어섰다. 이달 들어 100만원대까지 진입했는데,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열연강판을 비롯한 판재류 평균판매단가를 올해 1분기에 7만원가량 끌어올렸다. 철강업체와 조선업체간 후판 가격 협상도 철강업체의 의견이 크게 반영되면서 톤당 10만원 이상의 인상으로 쏠리고 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주력 제품 가운데 하나인 철근 등 봉형강 역시 건설시장에 불이 붙으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주택 착공세대수는 7만호를 넘어섰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3만9000호의 2배에 육박한다. 철근 유통가격도 올해 70만원대를 넘어선데 이어 지난달 80만원대에 진입했다.

동국제강이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컬러강판도 전자제품 수요에 건설 수요까지 받쳐주면서 원재료인 열연강판과의 마진 스프레드가 톤당 10만원 가까이 벌어졌다.

중국의 철강 제품 감산 조치도 업황에 긍정적이다. 중국 정부가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감산 의지를 밝힌데 이어 중국 내 최대 철강 생산 지역인 허베이성 탕산(唐山)시도 23개 철강업체의 제품 생산량을 연말까지 30~50%가량 줄이기로 했다. 국내 철강업체들이 중국산 제품과의 저가 경쟁 부담을 덜었다는 의미다.

1분기가 전통적으로 철강 비수기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2분기와 3분기 실적은 더 좋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다만 제품 가격이 단기간에 빠르게 오른 상황에서 추가 인상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요산업에서 철강제품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최근의 수요가 미리 재고를 비축해놓으려는 심리도 작용한 것이어서 하반기 이후 판매량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