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2조92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빼간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전월에 이어 공공자금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의 채권 투자 자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은 2개월째 순유입을 이어갔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1년 3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중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은 25억8000만달러 순유출됐다. 3월 말 원·달러 환율(1131.8원)로 따지면 2조9200억원이 빠져나간 셈이다. 이로써 외국인의 주식투자자금은 네 달째 순유출이 이어졌다. 차익 실현성 매도, 미국 주가 변동성 확대 등의 영향이다.

지난 5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하지만 외국인의 채권 투자 자금이 크게 늘었다. 3월 외국인 채권 투자자금(83억5000만달러)로 공공자금을 중심으로 2개월째 순유입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주식과 채권을 합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57억5000만달러 순유출되며 두 달 연속 유입이 유출보다 많았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3월 월평균 22bp(1bp=0.01%포인트)로, 지난 2월(22bp)보다 소폭 하락해 두 달 연속 전월 대비 하락세를 이어갔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금융파생상품이다. 해당 국가 경제의 위험이 커지면 대체로 프리미엄도 올라간다.

원·달러 환율은 2월 말 1131.8원으로, 2월 말(1123.5)보다 8.3원 올랐다.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우리나라 수출지표도 양호했으나 미 달러화 지수가 오르고 외환 수요가 커지면서 상당 폭 상승했다.

3월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 폭은 평균 3.5원으로, 2월(4.1원)보다 축소됐다. 올해 1분기 중 국내 은행 간 시장의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283억9000만달러로, 전분기 (246억4000만달러)보다 37억4000만달러 늘었다.

국제금융시장은 미 경기부양책(6차) 시행 및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 발표 등에 따른 미국의 경제회복 기대 강화 등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재확산, 미·중 갈등 심화 등이 투자심리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 주요국 금리는 국가별로 움직임이 상이한 가운데 주가는 대체로 상승하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