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에서도 현대차(005380)그랜저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과거 가성비가 좋은 차종을 주로 구매하던 20~30대 소비자의 상당수가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를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영중고차 업체 케이카(K Car)는 올해 1분기 전국 직영점과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통해 판매된 중고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그랜저 IG가 가장 많이 팔린 모델 1위를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케이카 관계자는 "그랜저 IG는 출시 4년이 지나면서 중고차 시장에 공급이 활발해졌고, 일정 수준 감가상각도 이뤄져 부담스럽지 않은 시세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그랜저 IG 6세대.

그랜저 IG 구매 고객 중 20~30대 비중은 38%였다. 그동안 20~30대 소비자는 경차, 준중형차 등 가성비가 좋은 차종을 주로 구매했다. 그런데 최근 대형차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고 이런 트렌드가 중고차 시장에도 반영된 셈이다. 그랜저 IG 다음으로 많이 팔린 모델은 그랜저 HG였고, 아반떼 AD와 쉐보레 스파크, 기아 올 뉴 모닝이 그 뒤를 이었다.

차종별 판매 순위를 보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선호가 지속됐다. 올해 1분기 SUV 판매 비중은 24.5%로 지난해 1분기보다 2.9%포인트(p) 상승했다. 캠핑, 레저 열풍이 지속되면서 공간활용성이 뛰어난 SUV 인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위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 가능해 첫차로 좋은 준중형차, 3위는 중형차가 차지했다.

중고차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수요가 높았던 경차는 상대적으로 여타 차종의 인기에 밀려 전년 대비 1.7%p 하락하며 4위에 머물렀다. 반면 대형차는 신차 시장에서의 인기와 더불어 중고차 시장에서도 수요가 높아지며 전년 대비 1.5%p 상승한 비중을 보였다.

소비자의 연령대별 구매 비중을 보면 경제력이 높은 30~40대가 여전히 큰 손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20대 소비자의 약진이 눈에 띈다. 전체 고객 중 20대의 비중은 11.5%이며, 구매 고객 수는 전년 대비 31% 이상 늘어났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 층의 소비문화가 중고차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며 첫차 구매 등이 활발하게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