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허가 시점 2024년에서 3년 앞당겨
공화당 "불법 매매 성행할 것" 전원 반대
상원 표결서 동수...부주지사 캐스팅보트
"유색인종, 대마 관련 체포율 백인의 4배"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베르날리로의 한 온실에서 마리화나(대마초)가 재배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州)가 성인의 마리화나(대마초) 사용 합법화 시점을 오는 7월로 앞당겼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로써 버지니아주는 미국에서 대마 사용을 법적으로 허용한 16번째 주가 됐다.

버지니아주 의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올해부터 성인의 대마초 소지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쳤다. 투표 결과 상원에서는 찬반이 20표씩 나와 동률을 기록했고, 민주당 소속 저스틴 페어펙스 부주지사가 캐스팅보트를 행사했다. 하원에서는 찬성 53표·반대 44표로 법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버지니아주에선 오는 7월 1일부터 21세 이상 성인이 1인당 최대 1온스(28.3g)의 대마초를 소지할 수 있게 된다. 당초 주 의회는 지난 2월 대마초 소지를 오는 2024년부터 허용하는 법안을 가결했으나 이번 투표로 허용 시점을 3년 앞당긴 것이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 지역에서 합법적 대마초 거래를 위한 인프라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며 불법 매매가 성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해당 법안이 특정 단체나 업계에 불공정한 특혜를 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대마초 소지 혐의로 체포된 사람 중 흑인 등 유색인종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면서 현행 규제가 인종적 차별을 부추기고 있다고 반발했다. 주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흑인이 대마 소지 혐의로 체포돼 벌금형을 받을 확률은 백인의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소속 랄프 노섬 주지사는 "마약 소지가 곧 합법화될 것이므로 해당 혐의로 사람들을 계속 처벌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아일린 필러 하원의장도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을 끝내는 데 큰 진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