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선 200억 들어...尹 버틸 재산 없어"
권성동 "홍준표 입당시켜 당을 용광로 삼아야"

4⋅7 재보궐 선거 당일인 7일 야권에서는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번 선거 후 수개월 안에 국민의힘으로 입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라 나왔다. 국민의힘이 대선 전초전 성격의 이번 선거에서 대승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윤 전 총장이 불과 1년 남은 대선을 두고 '독자 세력'을 구축하기 보단 제1야당에서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의 법조계 선배인 권성동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이번 재보궐선거를 계기로 국민의힘의 조직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르면 7~8월쯤 야권 후보 단일화 차원에서 윤 전 총장이 합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선대위 뉴미디어본부장은 윤 전 총장이 대선판에 필요한 '자금력' 때문에라도 국민의힘에 들어올 것으로 관측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준석 뉴미디어본부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 나와 "대선은 100억~200억원의 선거비용이 든다"며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전망했다. 이 본부장은 "(대선) 예비후보 기간을 개인자금 또는 후원금으로 버틴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며 "(윤 전 총장이)야권에 함께할 수 있는 타이밍은 선거 후 몇달 후에 있을 정계개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본부장은 "(윤 전 총장이) 야권과 함께할 버스가 딱 두번 정류장에 선다. 정계 개편, 그리고 단일화 때"라며 "지금까지 (정계 개편 이후) 단일화 때까지 (3지대로) 끌고 간 정치인들 면면을 보면 정몽준 전 회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둘밖에 없다. 이 두 분의 공통점은 돈에서 자유롭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본부장은 "서울시장 선거는 선거비용 상환액이 34억원 정도 되는데 그 정도면 버티고 버텨서 단일화 판에 뛸 수 있다"며 "안 대표의 재력이라면 커버할 수 있으니까 이번에 이렇게(막판 단일화) 된 것"이라고 했다.

이 본부장은 "윤 전 총장도 재산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100억, 200억원 들어가는 대선판에서 버틸 수 있는 정도의 재산은 없다"며 "선거가 끝나면 안 대표를 위시해서 야권 재편이 빠르게 이뤄질 것인데, 빠르게는 안 대표, 멀게는 윤석열 총장에게까지 그게 닿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KBS라디오에 나와 "윤 전 총장이 이번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통해 조직의 힘이 중요함을 깊이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현대 정치에서 아무리 본인이 뛰어나도 독불 장군은 있을 수 없고, 조직과 시스템이 결합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도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가 처음에는 월등한 표차로 앞서 나가다 결국 오세훈 전 시장이 후보가 된 걸 보면 조직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을 비롯해 내년 대선을 위한 범야권 주자들이 7, 8월 단일화 논의를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 의원은 오는 8일 당을 떠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총장과 연합해 새로운 정치 세력을 구성할 가능성에 대해 "조직은 그렇게 쉽게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두 사람이 다시 국민의힘으로 합류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 의원은 "우리 당을 플랫폼·용광로로 삼아 모든 야권의 대권 후보들을 영입해서 여기서 하나로 만들어 내야만 승산이 있다고 본다"며 안철수 대표와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을 언급했다.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에 대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나 고건 전 총리와는 달리 멘트가 굉장히 정제돼 있는 것 같다"며 "멘트가 나오는 시기가 소위 말해서 시의적절할 때 나온다"고 했다. 검사 출신인 권 의원은 사법고시 27회로 윤 전 총장(사법고시 33회)의 법조계 선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