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혜 "선례 없으면 위원회 결정해야"
선관위, 내로남불·위선·무능 등 상임위원 전결 불허
4⋅7 재보궐 선거 기간 동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편파⋅임의적 결정을 내린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선관위가 '보궐선거 왜 하죠'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선례가 없는데도, 위원회 의결 없이 상임위원 전결로 불허 처리한 것으로 7일 나타났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주요 의원들이 선관위를 항의 방문한 지난 5일 녹취록에 따르면 김세환 선관위 사무총장은 '보궐선거 왜 하죠' 문구 불허 결정에 대한 선례와 결정 과정을 묻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김세환 사무총장은 '선례가 없는데도, 상임위원 전결로 처리한 것이냐'는 전 의원의 질의에 "말씀을 들어보시라"며 "그 단체가 집회를 통해 시설물로 표현을 하려고 했기에 막은 것이고, 그래서 이건 마찬가지로 특정정당이 유추되기 때문에 선거법 90조에 위반된다"고 했다. 상임위원 전결로 처리한 것이 맞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김 사무총장은 이날 '문구 불허 결정 권한은 누가 갖고 있느냐' 는 주 원내대표 질의에는 "선례가 없거나 중요한 사항은 위원회의 의결을 거치고, 선례가 있으면 경중에 따라 위임전결 규정(에 맞게 한다)"고 답했다. 현수막에 쓴 문구가 선거법에 위반되는 지를 판단하는 잣대가 '선례가 존재하는 지' 여부라는 얘기다. 문구를 사용한 선례가 없다면 위원회 의결을 거쳐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선관위는 선례가 없는 '보궐선거 왜 하죠' 문구는 위원회를 열고 허가 여부를 결정했어야 하는데, 사무총장 위임 전결로 불허 결정을 했다. 선관위는 이 밖에 '내로남불' '위선' '무능' 이란 문구를 넣은 투표 독려 현수막과 '보궐선거 왜 하죠' 현수막 캠페인에 대한 불허 및 야권 단일화를 촉구하는 신문 광고를 선거법 위반으로 조사하는 결정 전부를 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상임위원 전결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선관위는 친여 성향의 민생경제연구소 등 20여 시민 단체가 지난 1일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시장 자격이 없다"며 사퇴하라고 한 기자회견은 "일회성 행사라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인 안진걸씨는 그날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차에 올라 지지선언을 하기도 했다.
전주혜 의원 측은 "선관위가 선례가 없는 현수막 문구나 행위는 선관위 위원회를 열어 결정한다고 하면서 '보궐선거 왜 하죠' 문구는 위원회 의결도 없이 전결처리했다"며 "선관위의 공정성과 편파성이 의심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선거법 90조는 선거전 180일부터 정당의 명칭이나 후보자의 성명·사진 또는 그 명칭·성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한 것을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금지하고 있다. 앞서 선관위는 현수막 불허 사유에 대해 "국민이 잘 알고 있는 이번 보궐선거의 특수성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