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게임(Console Game). 최근 게임업계와 금융투자업계는 이 단어에 주목하고 있다. 콘솔은 게임기를 말하며 콘솔 게임이란 콘솔을 TV, 모니터 등과 연결해 작동하는 게임이다. 큰 화면 때문에 몰입감이 높고 게임 캐릭터의 미세한 동작을 조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985년 일본 닌텐도가 내놓은 게임기 패밀리 컴퓨터(패미콤)가 세계적 인기를 끌었고, 1994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에서 플레이스테이션을 출시해 역시 세계적으로 흥행했다.

소니의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 컨트롤러가 일본 도쿄 소니 본사에 전시돼 있다.

게임업계와 금융투자업계가 콘솔 게임에 주목하는 이유는 국내 주요 게임 기업들이 콘솔 게임 분야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기업공개(IPO)가 예정된 게임 회사 크래프톤은 지난해 12월 열린 북미 최대 게임 시상식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SDS)가 개발하고 있는 서바이벌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공개했다. SDS는 크래프톤 산하의 게임 개발 스튜디오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2320년 목성의 달 칼리스토에 있는 감옥에서 탈출한다는 설정의 게임이다.

SDS의 글렌 스코필드 대표는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통해 인터랙티브(상호작용)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공포의 새로운 기준을 세울 것"이라며 이 게임을 2022년 PC와 콘솔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같은 행사에서 게임 기업 펄어비스(263750)(코스닥시장 시가총액 3위)도 올해 출시 예정인 신작 게임 '붉은 사막(Crimson Desert)'을 콘솔 게임과 PC게임으로 동시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엔씨소프트(036570)도 이르면 올해 중 공개될 신작 게임 '프로젝트TL'을 PC와 콘솔로 출시할 예정이다.

주요 게임 기업들이 콘솔 게임 출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콘솔 게임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8676억원으로 1년 전 보다 24.9% 성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게임 시장 성장률(9.2%)의 2배가 넘는 성장률이다. 콘텐츠진흥원은 올해 콘솔 게임 시장 규모가 1조2037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하고 2022년에는 1조3541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470억달러(약 52조8000억원)였다.

한국투자증권의 정호윤 연구원은 "비교적 콘솔 게임의 불모지였던 국내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외부활동 감소 등으로 올해 콘솔 게임 시장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이어 "콘솔 게임은 주로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에서 인기가 높아 국내 게임사들이 (미국과 유럽 등) 새로운 지역으로 시장을 넓힐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린이들이 외부활동을 하지 못하는 환경이 되면서 국내에서도 콘솔 게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런 환경에 발맞춰 국내 게임 기업들이 신작 콘솔 게임을 출시하면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콘솔 게임을 즐기는 지역에서도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모바일 게임 위주의 시장에서 콘솔 부문으로 영역 확장은 충분한 개발인력 등을 확보한 대형 게임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251270), 펄어비스, 컴투스(078340), 네오위즈, 조이시티(067000), 위메이드(112040)등이 모바일 게임과 콘솔 게임을 동시에 개발할 수 있는 대형 기업들로 꼽혔다.

그런데 좀 더 시야를 넓혀 보면 대형 콘솔 게임의 출시와 콘솔 게임 시장의 빠른 성장은 비단 게임 기업 투자자들에게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콘솔 게임의 디바이스(장치)인 콘솔의 첨단화가 반도체 수요공급과도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폴리스, 테크 레이더 등 외신들에 따르면 세계 최대 통신칩 기업 퀄컴은 자사의 스냅드래곤칩을 탑재한 고성능 비디오 게임기(콘솔)를 개발 중이다. 닌텐도의 스위치 게임기와 비슷한 기능의 콘솔을 퀄컴에서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퀄컴의 콘솔은 2022년 1분기 중 출시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했다.

퀄컴이 개발 중인 콘솔에 어떤 종류의 칩(반도체)이 들어갈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 그러나 3D그래픽을 빠른 속도로 연산·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 등이 칩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GPU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양분하는 미국 엔비디아, AMD 등 반도체 기업들에 콘솔 게임 시장의 성장은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또 콘솔 게임 산업의 성장은 AMD의 GPU를 위탁생산(파운드리)할 가능성이 있는 삼성전자(005930)의 비즈니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코로나 시대에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고 있는 콘솔 게임이 국내·외 게임 기업들과 반도체 기업들에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주의 깊게 봐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