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옛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6일 장중 주가가 크게 오르며 상장날 주가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 해외 유명 가수들의 매니지먼트 등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 연예기획사 이타카 홀딩스(Ithaca Holdings)를 인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의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기준 하이브는 전날보다 1만원 오른 25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15일 상장한 하이브는 시초가가 공모가(13만5000원)의 2배인 27만원으로 시작해 장중 35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결국 25만8000원에 마감했다. 하이브 주가는 이후 6개월간 종가 기준으로 상장날(25만8000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방탄소년단(BTS).

그동안 업계 안팎에서는 하이브를 두고 ‘방탄소년단(BTS) 이후가 불안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BTS 멤버들은 모두 군대에 가지 않았다. 1992년생인 BTS 맏형 진(본명 김석진)은 2018년 5월 병역법 개정으로 만 28세부터는 특별한 사유 없이 병역 연기가 불가능하기에 올해 안에 입대할 가능성이 크다. 또 진과 막내 정국의 나이 차이가 5살이나 돼 입대로 인한 공백기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타카 홀딩스 인수를 비롯해 하이브의 공격적인 투자와 제휴 행보가 이같은 불안감을 잠재우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이브 전체 매출에서 BTS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97%에 달했지만, 지난해 플레디스 인수를 통해 85%로 낮아졌다. 올해는 60%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장 후 지난 6개월 동안 하이브는 ▲브이라이브(V라이브) 인수 ▲YG PLUS(037270)2대 주주 투자 ▲유니버셜 뮤직과 2개의 합작법인 ▲이타카 인수까지 진행했다. 하이브는 지난 2일 공시를 통해 자회사 빅히트 아메리카가 음악·IT·영화·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이타카 홀딩스 지분 100%를 1조186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하이브(옛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유튜브 공식 계정을 통해 새 기업 브랜드 ‘하이브’를 알리는 ‘뉴 브랜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 윤석준 글로벌 CEO, 박지원 HQ CEO.

이타카 홀딩스는 세계적인 팝스타를 키우는 기획자 스쿠터 브라운이 설립한 종합 미디어 지주회사로, 세계적인 가수인 저스틴 비버·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속해있다. 지난해 순이익은 2045억원으로, 하이브 순이익 861억원보다 높다. 하이브는 이와 별개로 유니버셜 뮤직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오디션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또 다른 보이그룹을 키우고 있다.

또 아티스트와 팬을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인 네이버 브이라이브 사업부를 양수하고, 네이버에 위버스(weverse) 지분 49%를 넘겼다. 이어 지분 매각 대금을 활용해 YG엔터테인먼트계열사인 YG PLUS 지분 18%를 취득했다.

하이브는 기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투자도 단행했다. 미국의 라이브 스트리밍 솔루션 기업인 키스위모바일과 합작사를 세웠고, 이를 통해 온라인 콘서트에서 향상된 영상 품질 등을 선보였다. 더 실감 나는 온라인 콘텐츠를 위해 네이버가 운영하는 아바타 생성 앱인 제페토와 인공지능 오디오 기업인 수퍼톤에 각각 120억원, 40억원씩 투자하기도 했다.

그래픽=이민경

증권가에서도 하이브의 글로벌 역량 강화가 기대된다며 일제히 목표주가를 높여 잡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의 35만원에서 50만2000원으로 올려 제시했다. 이외에도 ▲하나금융투자(32만→36만원) ▲유안타증권(26만원→35만원) ▲한국투자증권(31만원→34만원) ▲KTB투자증권(25만원→33만원) 등이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렸다.

다만 핵심사업인 음반과 레이블 사업을 분할해 ‘빅히트뮤직(BIGHIT MUSIC)’을 신설하겠다는 결정이 투자자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론적으로 기업가치는 변화가 없지만, 향후 외부 투자 유치로 지분이 희석돼 주주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이브는 분할을 위한 주주총회를 오는 5월 14일 진행할 예정이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BTS외에도 글로벌 아티스트 지적재산권(IP)을 바탕으로 이들의 굿즈(기획상품)를 파는 위버스샵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면서 "다만 상장한 지 1년이 안된 시점에서 하이브의 연간 매출 비중 중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부를 떼어낸다는 점은 불안요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