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차관보·예산·세제실장 공석...1급 인사 앞둬
하마평·인사 시점 놓고 복도통신 무성...국장 연쇄 인사도
개각설은 변수…인사 발표 늦어질 수도
기획재정부가 1급 고위공무원 인사를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 김상조 전 정책실장 경질 이후 연쇄적으로 차관 인사가 일어나면서 기재부의 핵심 고위직인 차관보와 예산실장, 세제실장 등 빅3 자리가 모두 공석이 됐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에 따라 연쇄적으로 국장들의 이동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1급 인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기재부 내부에서는 "누가간다", "이런 이유 때문에 못 온다", "언제 인사를 할거다" 등 복도통신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7 재보선 이후 이뤄질 개각에서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공석인 1급 3자리가 언제 채워질 지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제 수석 부처인 기재부가 재보선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에 적잖은 홍역을 앓고 있는 모습이다.
2일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로 안도걸 전 예산실장이 기재부 2차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예산실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세제실장 자리도 지난달 29일 임재현 전 세제실장이 관세청장으로 취임하면서 3일째 공석인 상태다. 예산과 조세정책을 책임지는 재정정책의 양대축을 책임지는 자리가 텅 비어 있는 상황이다.
기재부의 정책라인을 책임지는 차관보도 지난 1월 방기선 차관보가 아시아개발은행(ADB) 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긴 뒤, 선임된 이형일 전 차관보가 지난 31일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으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됐다.
그간 기재부의 고위직 인사는 행정고시 기수가 반영되기 때문에, 전임자의 기수를 보면 대략의 후보군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우선 차관보 자리에는 전임인 방 차관보가 행정고시 34회인 만큼 35회~36회가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차관보는 1차관 산하에 경제정책국장, 정책조정국장, 경제구조개혁국, 장기전략국장의 업무를 지휘한다.
따라서 보통 경제정책국장과 정책조정국장이 승진을 하면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임인 이형일 전 차관보는 경제정책국장, 방 전 차관보는 정책조정국장 출신이다. 다만 1차관을 맡게 된 이억원 차관이 행정고시 35회인 만큼, 차관보 자리에 동기보다는 36회 출신이 올수 있다는 목소리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임기근 정책조정국장(행시 36회), 홍두선 장기전략국장(행시 36회) 등이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안도걸 2차관의 후임 예산실장은 최상대 예산총괄심의관(행시34회)이 승진하는 게 지금껏 관례대로의 인사 전망이다. 호남 출신인 안도걸 차관이 예산 차관에 오른만큼 지역 균형을 맞춘다는 측면에서 경북 포항 출신인 최상대 심의관의 승진이 자연스럽다는 게 관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지금껏 예산당국 인사를 최대한 지역 균형 원칙을 적용해, 정치적 시비를 없애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임재현 청장의 승진으로 공석이 된 세제실장도 행시 35~36회 출신인 현직 세제실 국장들 중에 선임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태주 조세총괄정책관(행시35회), 고광효 소득법인세정책관(행시36회) 등이 유력한 후보군이다.
기재부 안팎에서는 누가 1급 직위에 오를지보다 언제 인사가 이뤄질 지에 관심이 더 쏠리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김상조 전 정책실장 경질 이후 초스피드 인사로 차관급 경제팀 라인업을 재정비한 것을 감안할 때, 1급 승진 인사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렇지만, 홍남기 부총리의 교체설에 무게가 실리는 게 변수가 되고 있다. 4·7 재보선 이후 개각에서 홍남기 부총리가 교체될 경우 1급 인사는 후임 부총리의 몫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로 임명되는 차관보, 실장과 호흡을 맞춰야할 후임 부총리의 인선 의향을 확인해야 한다는 차원에서다. 이 경우 개각이 단행되고 인사청문회까지 보통 1달 가량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차관보, 예산실장, 세제실장 등이 주인을 찾기까지 시간이 그만큼 더 소요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1급 인사의 경우 검증과정이 굉장히 까다롭기 때문에 검증에만 한달 정도 걸리는 걸로 알고 있다"며 "물리적인 시간을 감안하면 4월 중후반은 돼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