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달 탐사선, 내년 8월 발사
NASA 탑재체, 얼음 매장 지역 탐색
韓 개발 DTN, 지구-우주 인터넷 실험

한국형 달 탐사선 KPLO가 달 궤도에서 지구와 통신하는 모습을 상상한 컴퓨터 그래픽(CG).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내년 8월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달 궤도에 진입해서 수행할 임무 계획을 31일 발표했다. 달에 매장된 물과 광물 자원을 찾고, 촬영 동영상을 지구로 스트리밍(실시간 전송)해 안정적인 우주 인터넷 통신을 시도한다.

항우연에 따르면 한국형 달 탐사선 ‘KPLO’는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6개 탑재체로 이뤄진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1종을, 국내 연구진이 5종을 개발한다.

NASA가 개발해 오는 6월 국내에 들여올 ‘섀도캠(ShadowCam)’은 달 남극의 영구음영지역을 탐색한다. 영구음영지역은 햇빛이 전혀 들지 않아 항상 영하의 온도를 유지하는 곳으로, 얼음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식수 등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유인 달 탐사 계획을 세우고 있는 나라들은 대부분 이곳을 착륙 지점으로 삼고 있다. 미국 역시 2024년 사람을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앞두고 착륙 후보지를 고르기 위해, 한국의 이번 임무에 협력한다.

섀도캠이 달의 영구음영지역을 탐색하는 모습 예상 CG.

국내 개발한 탑재체 ‘광시야 편광 카메라’는 세계 최초로 달에 매장된 티타늄 분포 지도를 만들어 향후 자원 탐사에 활용한다. 티타늄 분포는 지하의 마그마 분출과 관련이 있어 다른 자원을 찾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해상도 카메라’와 ‘감마선 분광기’도 청정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헬륨-3’과 물, 산소, 철 등을 찾는 데 활용된다. 달의 자기장 분포를 측정하는 ‘자기장 측정기’는 우주환경 연구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마지막 탑재체 ‘우주인터넷(DTN)’은 우주 탐사 시 지구와 탐사선 사이에 안정적으로 통신이 가능할지를 확인하는 실험에 활용된다. DTN을 통해 탐사선이 카메라로 촬영한 동영상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지구로 실시간 전송하고, 메시지도 주고받을 예정이다.

항우연은 이 임무들을 수행하기 위해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과 함께 2023년 1월부터 4년간 약 80억원의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다. 지상과 탐사선의 통신을 위해 35m 지름의 안테나를 갖는 심우주지상국도 연내 구축할 계획이다.

2300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된 KPLO는 내년 8월 1일 미국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발사돼 12월 16일까지 달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궤도를 돌며 여러 탐사 임무를 수행한다. 달 지면에 착륙하는 달 착륙선은 2030년에 발사가 계획돼 있다.

가로·세로·높이 2m 길이 육면체 모양의 달 궤도선 ‘KPLO’의 완성 모습(왼쪽)과 KPLO가 움직이는 궤도를 지구를 중심으로 놓고 그린 모양(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