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지치면 무릎 꿇는다 생각한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유세 현장에서 시민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는 사진 등을 공개해 온 고민정 의원이 31일에는 개나리와 벚꽃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전날(3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 집중 유세 연설 내용 일부를 올리면서 봄꽃을 배경으로 한 자신의 사진을 포함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박주민 의원 등과 함께한 사진 4장을 공유했다. 개나리의 꽃말은 '희망, 기대'이고 벚꽃의 꽃말은 '순결'이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고 의원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성동구 왕십리 집중유세 중(中)'이라고 적고 "개혁의 길은 험난했다. 언제 우리가 쉽게 가본 적 있는가. 지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정부도 한발 한발 쉽지 않았다. 하지만 더 무서운 적은 힘들다고 지쳤다고, 지치고 포기하면 무릎 꿇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고 의원은 이어 작년 총선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서울 광진을에서 맞붙었던 것을 언급하며 "오 후보와는 혈전을 벌이면서도 목소리가 쉬지 않았는데, 지금은 목소리를 굉장히 아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끝까지 지지치 않고 목소리가 나오는 순간까지 끝까지 뛰겠다"고 했다.

고 의원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부를 것을 주도한 것에 책임을 지고 지난 18일 캠프 대변인직 사퇴했다. 그러나 사퇴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 박 후보 선거 유세에 동참하며 '빨강에 투표하면 탐욕'이라는 동영상을 공유하는 등 공개행보를 이어왔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일각에서 이런 고 의원의 공개 행보가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했지만, 그는 이틀에 한 번 꼴로 현장 사진과 일정을 페이스북 등에 공개하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 27일에는 비오는 거리에서 한 시민의 품에 안겨 울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올렸고, 지난 29일 오후에는 파란색 선거운동 재킷을 입고 책상에 엎드려 쉬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책상 위에는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유고집인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나' 라는 책이 놓여있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황규환 부대변인은 "단 한번이라도 성추행 피해여성을 생각했다면, 이런 어이없는 '일상 생중계'를 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언제 끝날 지 모르는 고 의원의 '날좀 봐요' 시리즈를 국민들은 그만보고 싶다"고 했다.

고 의원은 지난 18일 캠프 대변인직에서 사퇴하면서 "어떻게 해야 피해자의 아픔을 치유해 드릴 수 있을까 지난 몇개월 동안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며 "피해자의 일상이 회복될 수 있기를, 이 괴로운 날들 속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