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맡에는 '고(故)신영복' 유고집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野 "언제까지 '날좀봐요' 시리즈 봐야하나"
"피해자 위해 단 한 번이라도 눈물 흘려본 적 있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지 유세 도중 비 내리는 거리에서 시민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는 사진을 공개했던 고민정 의원이 29일 책상에 엎드린 사진을 공개했다. 고 의원실은 이날 오후 2시쯤 페이스북에 고 의원이 책장으로 둘러싸인 사무실에서 의자에 앉은 채 책상에 엎드린 사진을 올리고 "오늘 오전 골목길을 유세차와 발걸음으로 누비고 다녔던 고민정 의원"이라며 "의원님. 이제 조금 있으면 또 나가셔야 합니다"라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책상에서 쓰러져 누워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고 의원의 머리맡에는 지난 2017년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1주기를 맞아 그의 말과 글을 묶어 출시된 유고집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가 놓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 교수를 가장 존경한다고 해 왔다. 통혁당 사건으로 20여년간 수감된 인물이다.

고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와 낮 12시 지역구인 광진구 화양동 일대, 오후 3시와 5시는 구의 3동, 오후 7시 30분은 자양 1,2동에서 유세를 한다고 공개했다. 낮 12시 유세를 마치고 돌아와 책상에 앉아 신 교수의 유고집을 읽다가 잠이 든 것으로 보인다.

고 의원은 지난 27일에는 빗속 유세 도중 시민 품에 안겨 우는 듯한 모습의 사진을 올리고 "박영선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며 광진주민을 만났다"면서 "조금은 쌀쌀한 날씨로 추위를 느끼던 중 한 분이 다가와 '응원합니다. 지치지 마세요. 우리 함께 힘내서 서울시를 꼭 지켜요'라며 안아줬는데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했다.

고 의원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 부르는 것을 주동한 책임을 지고 박영선 캠프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그런 고 의원이 선거 유세에 동참하고, 페이스북 등에 '빨강에 투표하면 탐욕'이라는 취지의 동영상 등을 공유하면서 논란이 됐다. 그러나 고 의원은 이런 비판에 굴하지 않고 "어떤 망신도 받아내겠다"며 자신의 선거 유세 상황과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황규환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단 한 번이라도 성추행 피해여성을 생각했다면, 이런 어이없는 ‘일상 생중계’를 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고 의원이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초래된 선거를 고작 자신의 '지쳐 울고 쓰러지는' 이미지 부각의 장으로 왜곡시키고 있다"고 했다.

황 부대변인은 "뭐 그리 대단하다고, 매일같이 투정부리는 모습을 국민들이 봐야하나"라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고 의원의 '날 좀 봐요 시리즈' 국민들은 이제 그만보고 싶다"고 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오 앞서 논평을 내고 "(고 의원이) 최악의 감성팔이를 시전했다"며 "피해자를 위해 단 한 번이라도 눈물을 흘려본 적 있는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해 선거를 치러야 하는 국민들을 안아준 적 있는가"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페이스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