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SH 분양원가 공개, 아파트값 안정시킬 것"
오세훈 "2006년 시장 취임 3개월만에 전격 시행"
"盧대통령 마지 못해 따라와…박원순, 원점으로 되돌려"
與 "철 지난 저작권 타령 그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악화된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도시주택공사(SH) 공공주택 분양 원가 공개를 공약했다. 그러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28일 과거 자신이 시장으로 재직할 때 실시한 정책이라면서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분양원가를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되돌렸다고 지적했다.

지난 9일 오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발산근린공원에서 SH 분양원가 은폐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 27일 서울 중랑구 면목역 유세에서 "SH의 분양원가 공개는 과도한 건설사, 시행사의 이익을 줄이는 마중물 역할을 해 아파트값 안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SH의 설계내역서, 도급내역서, 하도급내역서 자료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면서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에 좌절하는 서울시민 앞에서 건설사의 영업비밀이 서울시민의 꿈을 꺾을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이날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박 후보 발언이 "맞는 이야기"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SH 공공주택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 국내 최초 아파트 후분양제는 이미 15년 전인 2006년 9월 제가 서울시장에 취임한 지 3개월만에 전격 발표해 시행했던 정책"이라고 했다. 그는 "은평 뉴타운을 둘러싸고 SH 고분양가 논란이 있어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한 근본적 해법으로 전격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운데)가 주말인 27일 서울 중랑구 동원시장 앞에서 열린 중랑구 집중유세에서 이낙연(왼쪽), 김태년 공동 상임선대위원장 등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면서 SH 분양원가 공개 일화도 공개했다. 오 후보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후분양제를 서울 만이 아니라 공기업부터 시작해 민간기업까지 확대 실시하자는 제안했다"며 "노 대통령은 '공기업도 남는 게 있어야 주택을 더 짓지 않겠느냐'며 수용하지 않다가 제 결단 후 마지못해 따라왔었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해 슬그머니 원점으로 되돌렸다"며 "그 후 SH 분양가는 계속 높아져 왔다"고 했다. 또 "LH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후 지난 8일에도 SH 직원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분양원가 공개, 후분양제 강화, 모든 인허가와 하도급, 납품 등의 투명한 공개를 강조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박성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 논평을 내고 "박 후보가 추진하는 '공공주택 분양원가 공개'에 오 후보는 이제 와서 '숟가락 얹기'를 시도한다"며 "철 지난 저작권 타령 그만하라"고 했다.

그는 "오 후보는 이명박 정권 당시 분양원가 공개 제도가 축소되고 폐지될 때 이 제도의 사장을 막지 못했다"며 "박 후보는 서울 시민을 위해 'SH 공공주택 분양원가 공개'를 끝까지 관철하고 지켜낼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