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의 분리막 제조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폴란드에 전기차용 배터리 분리막 생산 공장을 추가로 짓기 위해 조(兆)단위 투자를 단행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난 26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약 1조1300억원을 투자해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유럽 3·4 분리막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회사가 지금까지 단행한 단일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세울 폴란드 3·4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각각 4억3000만㎡ 규모로, 총 8억6000만㎡다. 기존 1·2 공장의 생산능력인 6억8000만㎡과 합산해 폴란드에서만 연간 총 15억4000만㎡ 규모의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폴란드에 건설중인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 공장

분리막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과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배터리 원가의 약 15~20%를 차지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분리막 구매 요구도 크게 증가하고 있어,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세계 분리막 시장은 지난해 기준 40억㎡에서 2025년이면 약 160억㎡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자사가 제조한 분리막의 강점으로 안전성을 꼽았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금까지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제조한 분리막을 적용한 배터리에서는 단 한 건의 화재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분리막 두께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면서도 균일한 품질을 구현하는 '축차연신' 기술, 열과 충격에도 변형을 최소화하는 분리막 코팅 기술 등 차별화된 독자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제공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폴란드 3·4공장을 올 3분기에 착공해 2023년 말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기존 1공장은 올해 3분기 양산에 들어가며 2공장은 2023년 1분기 양산을 시작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이미 국내 충청북도 증평, 중국 창저우 등에서 약 8억6000만㎡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가동 중이다. 폴란드 실롱스크와 중국 창저우에 짓고 있는 신규 공장이 순차적으로 가동하면 생산능력은 올해 말 약 13억6000만㎡로 늘어난다. 이번 폴란드 3·4 공장 투자로 2024년 생산능력은 27억3000만㎡에 달하게 된다.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은 "SK만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안전한 분리막 공급을 확대해 자동차 소비자들의 배터리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 전기차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면서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가겠다"며 "이번 투자로 현재 전 세계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1위 자리를 더 굳건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