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된 여파로 시간당 수억달러 규모의 물품 운송이 차단됐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가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받은 글로벌 공급망에 부담이 가중 될 전망이다.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고 멈춰선 에버 기븐호의 모습.

앞서 파나마 선적의 '에버기븐(Ever Given)'호는 지난 23일(현지 시각) 오전 수에즈 운하 중간에서 멈춰섰고, 이 때문에 운하 운영이 전면 중단됐다. 에버기븐은 길이 400m, 폭 59m, 22만톤(t) 규모로, 세로로 세우면 에펠탑보다 높다.

이집트 측은 당시 일본 업체를 동원해 사고 선박을 다시 띄우려는 작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일부 전문가는 위기가 수일~수주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선박 데이터와 뉴스를 제공하는 로이즈리스트는 이번 사태로 시간당 4억 달러(약 4500억원) 규모의 물류 수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매일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물동량의 대략적인 상품 가치를 기준으로 추산한 것이다.

로이즈리스트는 운하 서쪽으로 향하는 물량은 하루 51억 달러(약 5조7000억원), 동쪽으로 향하는 물량은 약 45억 달러 규모로 추정했다.

아시아, 아프리카와 유럽을 잇는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교역량의 12%를 담당한다. 하루 평균 선박 51척이 지나는 요충지다. 지난해 1만9000척, 하루 평균 51.5척의 선박이 이 운하를 통과했다.

전미소매협회(NRF)의 공급망 및 관세정책 담당 부사장 존 골드는 "선박이 운하를 가로질러 쐐기를 박고 있는 하루하루가 정상적인 화물 흐름을 지연시킨다"며 "많은 회사가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정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지연이 공급망을 통해 파급 효과를 일으켜 추가적인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국은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운하 재개 시기는 불투명하다. 운하가 이틀 동안 폐쇄되면 다시 개통한 뒤 밀린 적체 물량을 정리하는 데만 이틀이 더 걸린다.

운하가 계속 막혀 있으면 선박들은 아프리카 대륙으로 우회할 수 있지만 수송에 7~9일이 더 걸린다고 CN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