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국의 사회지표]
국민 30% "결혼 후 자녀 필요없다"... 10대 60.6%·20대 52.5%
기대와 건강수명 격차 18.9년… 국민 34%는 비만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명은 결혼 후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고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결혼후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13세 이상 우리나라 국민 중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은 68%로 2018년(69.6%)에 비해 1.6%포인트(p) 감소했다. 반면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은 32%로 늘었다.

서울 시내 한 병원의 신생아실.

◇10·20대 절반 이상 "자녀 필요없다"

자녀가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자가 36.6%, 남자는 27.3%로 집계됐다. 여자들 사이에서 자녀가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더 많았던 것이다. 이런 생각은 연령이 낮을수록,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강했다.

결혼 후 자녀가 필요 없다고 응답한 비중은 13∼19세(60.6%), 20대(52.5%), 30대(41%), 40대(34.6%), 50대(22.1%), 60세 이상(12.1%) 순으로 높았다. 교육 수준으로 보면, 대졸이상(37.2%), 고졸(32.2%), 중졸(28.2%), 초졸이하(19.1%) 순서로 높았다.

2019년 첫 자녀를 출산한 어머니(모·母)의 평균 연령은 전년보다 0.27세 높아진 32.16세였다. 1993년 이래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첫 자녀를 출산하는 연령대는 30~34세가 44.8%로 가장 많았고, 25~29세(24%), 35~39세(22%) 순이었다.

우리나라의 출생율 저하에 따른 인구감소는 심각한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2400명으로 전년 대비 10.0%(3만300명) 감소했다. 이에 반해 사망자 수는 30만5100명으로 3.4%(1만명) 증가했다. 각각 역대 최소치, 역대 최대치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감’은 -3만3000명으로 사상 첫 ‘자연감소’를 기록했다.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2013년(17만198명)부터 축소되기 시작해 2017년(7만2237명)에는 10만명선이 무너졌다. 이후 2019년(7566명)에는 1만명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84명으로 전년(0.92명)보다 0.08명 하락했다. 이 역시 역대 최저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63명(2018년 기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OECD 37개 회원국 중 유일하게 0명대다. 이는 한 세대가 지나면 출생아 수가 지금의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 기대수명은 늘었는데, 건강수명은 그대로… 국민 34%는 비만

2019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전년과 같은 83.3년으로 2018년보다 0.6년 증가했다. 10년 전(80년)보다 3.3년 증가했다. 반면 유병 기간을 제외한 건강수명은 64.4년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는 18.9년이었다.

2019년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흡연율은 20.2%로 전년보다 0.9%p 줄었다. 음주율(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한 비율)은 57.7%로 전년보다 0.1%p 줄어들었다. 남자의 흡연율(34.7%)과 음주율(72.4%)은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여자의 흡연율(5.9%)도 전년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여자의 음주율(43.2%)은 전년 2.4%p 증가했다.

2019년 기준 성인 100명 당 45명만 유산소 신체활동을 실천하고 있었으며, 100명 중 34명은 비만이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초중고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전년보다 2.0%포인트 증가한 74.8%였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보다 3만원 늘어난 32만1000원이었다.

2019년 기준 대학교, 전문대학, 산업대학, 기술대학 등 고등교육기관 졸업자의 취업률은 67.7%로 전년과 동일했다. 계열별로 보면 의약계열(83.7%), 공학계열(69.9%), 예체능계열(64.5%), 자연계열(63.8%), 사회계열(63.4%), 교육계열(62.7%) 순으로 높았다. 인문계열은 56.2%로 취업률이 가장 낮았다.

지난해 초등학교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14.2명으로, 2000년(28.7명)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학급당 학생수는 유치원 16.7명, 초등학교 21.8명, 중학교 25.2명, 고등학교 23.4명으로 2000년 대비 각각 63%, 61%, 66%, 55% 수준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