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

검찰이 앞으로 검찰 직접 수사에 있어 국민적 비판이 많았던 '별건범죄 수사'를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허용하고, 수사 주체를 분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또 직접수사 과정에서 대부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관행도 재점검하기로 했다.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은 24일 확대 간부회의 모두발언에서 이 같은 내용의 '별건범죄 수사단서 처리에 관한 지침'을 인권정책관실을 중심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침은 지난 3개월간 일선 의견 조회를 거쳐 만든 지침이다.

조 총장 대행은 "그동안 직접 수사에 있어 국민적 비판이 많이 제기돼 온 별건범죄 수사를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만 허용하고 허용하는 경우에도 수사 주체를 분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혁신적인 안'"이라며 "인권, 반부패, 형사 등 대검 관련부서에서 시행에 만전을 기해 그야말로 검찰이 직접수사에서 환골탈태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박범계 법무장관이 이번 수사지휘 및 입장문에서 지적한 대로 검찰의 직접 수사에 있어 잘못된 수사관행에 대해 10여년 전 당시와 현재의 수사 방식을 비교해 합리적인 개선방안이 도출되도록 법무부와 협력하겠다고 한 바 있다"면서 "감찰, 인권, 형정 등 대검 관련부서에서 추가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했다.

앞서 대검은 지난해 6월 법무부와 합동으로 TF를 구성해 직접 수사에 있어 수용자 출석 제한, 반복 조사 감독 강화, 영상녹화 의무화 등의 조치를 마련한 바 있다.

직접수사에서 대부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관행도 다시 점검하겠다고 했다.

조 총장 대행은 "그동안 검찰은 특히 직접수사, 인지 수사에 있어 구속을 해야만 성공한 수사이고, 영장이 기각되거나 불구속 기소를 하면 '실패한 수사'로 잘못 인식되어져 온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구속수사나 재판만큼 피의자 및 피고인 방어권을 심대하게 침해하는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속 수사는 법 취지에 맞게 도주나 증거인멸에 해당하는 경우,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면서 "불구속 기소만 해도 당사자에게 사회·경제적 불이익이 큰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조 총장 대행은 "직접 수사를 개시했다고 해 실적을 올리려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피의자의 자백받기 위해 또는 공모자를 밝히기 위해 무리하게 구속 수사하는 잘못된 관행은 이제 그쳐야 한다"면서 "또한 검찰에서 직접 구속했다고 해서 반드시 기소하는 관행도 점검해 도주나 증거인멸 등 구속 사유가 해소됐을 경우, 중죄가 아닌 이상 과감하게 불구속 기소해 불구속 재판의 원칙이 살아나도록 하는 방안도 전향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정의를 세우되 지나치면 가혹해지기 마련이고 가혹한 수사는 당사자에 승복받을 수 없고 보복으로 비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수처와 수사권조정 법령이 시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검찰이 경찰 및 공수처와 협력하고 일선과 소통해 절차상 인권을 보장하고 국민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총장 대행은 "그동안 검찰은 부패범죄 척결 등 많은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우리 검찰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데 인색하였기 때문이다. '제 식구 감싸기'라는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 속에서도 반성은 일회성에 그치고, 오만하고 폐쇄적으로 보이는 조직 문화와 의식 속에 갇혀서 국민들에게 고개를 낮추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그는 "검찰이 언제부터인가 '라인' '측근' 등 내편과 네편으로 갈려져 있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 서로를 의심하기까지도 한다"면서 "정치와 전쟁에서는 피아 식별이 제일 중요한 요소이지만, 수사와 재판이라는 사법의 영역에서는 우리편, 상대편으로 편을 갈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검찰을 하나 되게 만드는 것은 정의와 공정의 가치이고,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법리와 증거"라며 "수사와 기소는 범죄라는 과거의 흔적을 증거만으로 쫓아 그 위에 법리를 적용하는 지난한 일입니다. 법리와 증거 앞에 우리 모두 겸손해야 되고 자신의 철학이나 세계관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이날 10시부터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대검 부·국장, 과장, 선임연구관 등이 참석해 LH 사건 관련 현안과 지원방안, 수사 절차상 인권 및 방어권 보장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앞서 박 법무장관은 검찰의 직접수사 관행에 잘못된 부분들에 대해서는 합동감찰을 하겠다고 하면서 △사건 관계인에 대한 인권침해적 수사 △수용자에 각종 편의를 제공하며 정보원으로 활용한 의혹 △불투명한 사건 관계인 소환조사가 이뤄진 정황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