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33만명을 보유한 한 유튜버가 작년 7월부터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임대차 3법) 때문에 전셋집에서 쫓겨나게 됐다며 "너무 속상하다"고 울먹였다.

전세 연장 실패로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을 전하는 유튜버 ‘가전주부 GJJB’

유튜버 ‘가전주부 GJJB’는 2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전세 연장 실패! 또 이사를 가야 하네요’라는 제목의 5분42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가전주부는 서울에서 살다가 현재 경기 일산으로 거주지를 옮겼으며, 오는 7월에 돌아오는 2년 계약갱신청구권을 포기해 1년 10개월 만에 또 이사를 가야 한다고 밝혔다.

가전주부는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조금 더 오래 살까 했는데 결국에는 임대차 3법 때문에 쫓겨났다"며 "임대차 3법에 보장된 대로 전세 기간을 2년 더 연장하려고 청구했더니 (집주인이) ‘아들이 들어올 예정이니 나가달라’고 얘기를 했다"고 했다. 이어 "전세를 올려서 주자니 (전세값이) 4억원 올랐다"고 했다.

가전주부는 "(임대차 3법이 시행되면서) 세입자가 2년 연장을 청구해 총 4년간 전세로 살 수 있는 권한이 생겼다"면서도 "집주인 및 직계가족이 들어온다고 하면 나가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고 했다. 그는 "입주 당시만 해도 ‘4년이나 6년 정도 살고싶다’고 말했고 집주인도 ‘오래 살다가 가라’고 했는데, 아들이 들어올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다"고 말했다. 임대차 3법에 따르면 집주인 본인이나 직계존속, 직계비속이 실거주할 경우 세입자의 계약 갱신을 거부할 수 있다.

집값이 급격히 오른 것에 대한 한탄도 있었다. 가전주부는 "작년에 부동산이 난리가 났다. 지금 살고 있는 집값도 입주할 때보다 2배 뛰고 전세값은 90% 이상 올랐다"며 "속상하지만 (집주인과)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돈이 더 되는 쪽으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집주인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게 아니라서 다른 집을 찾아 이사 가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가전주부는 "결혼한지 만 5년이 다 돼가는데 (결혼 이후) 5번째 집으로 이사 가게 된다. 거의 1년 반에 한번씩 이사를 가게 됐다"며 "구독자들이 ‘그렇게 자주 이사 다니면 돈은 언제 모으냐’고 묻는데 돈이 없으니까 이사를 가는 것이라고 대답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영상을 공유하게 된 이유에 대해 "아마도 많은 분들이 저랑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을 것 같다"며 "너무 속이 상한다"고 전했다.

이 영상은 24일 오전 7시 현재 조회수 6만5000회 이상을 기록했고 ‘좋아요’는 2300개가 넘는다. 이 영상에는 구독자들의 "공감한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구독자들은 "나도 비슷한 상황이라 정말 막막하다", "저희 부부도 전세살이 중이라 무슨 마음인지 이해가 된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7월 29일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해 2시간 만에 통과시키고, 하루 만인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주택 세입자에게 임대차 계약을 2년간 연장할 권리를 부여하고, 전·월세는 종전의 5%까지만 올릴 수 있게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법안을 그다음 날 곧바로 공표해 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