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22일(현지 시각) 장중 한때 6% 이상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하락세를 보이던 테슬라를 건져낸 건 다름 아닌 ‘돈나무 언니(캐시 우드)’. 그가 이끄는 ETF(상장지수펀드) 운용사 아크인베스트는 지난주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300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까지 나온 테슬라 관련 분석 중 최고 수치로, 이전까지는 1200달러가 가장 높은 가격이었다.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미 뉴욕증시에서 전장 대비 2.31% 오른 670달러로 장을 마쳤다. 19일 종가는 654.87달러였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6% 이상 급등하며 700달러에 바짝 다가섰지만, 막판 매물이 쏟아지며 상승폭을 키우지 못했다.

로이터는 이날 테슬라의 주가 상승을 아크인베스트가 내놓은 "낙관적인 보고서"가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아크인베스트는 19일 공개한 투자 노트에서 "2025년까지 테슬라의 주가가 3000달러대에 도달할 것"이라며 약세장에도 최소 1500달러는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가 앞으로 5년 이내에 완전 자율주행차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로보 택시’ 서비스를 확장할 경우를 가정한 전망이다. 이 예상이 들어맞으면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3조달러(약 3380조원)를 넘게 된다. 아크인베스트는 테슬라가 이 기간 안에 완전 자율주행차를 만들 가능성을 50%로 봤다.

아크인베스트는 테슬라가 이보다 빨리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성공하는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는 주가가 4000달러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봤다. 또 테슬라의 전기차 매출도 2025년까지 2340억~367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전년대비 28% 늘어난 315억달러의 총 매출을 기록했다.

아크인베스트의 장밋빛 전망은 중국 정부가 군과 국영회사 임직원에게 테슬라 차량 금지령을 내린 악재도 상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테슬라에 탑재된 카메라와 센서 등을 통해 수집하는 각종 데이터가 국가 안보에 위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가 항공 등 민감한 산업분야에 종사하거나 군부대,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에 테슬라 전기차를 몰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소식을 접한 업계는 미국이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제재할 때 언급한 이유와 비슷하다며 사실상 중국이 보복 조치에 나선 것이란 분석을 내놨었다. 이 경우, 전체 매출의 25%를 중국 시장에 의존하는 테슬라의 미래는 결코 밝을 수 없다는 것. 실제 WSJ의 보도가 나온 19일, 미국과 중국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고위급 회담을 공동 발표문조차 없이 끝마쳤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다만 월가는 여전히 테슬라를 거품 낀 종목으로 분류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2015년부터 테슬라가 로보 택시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란 얘기가 나왔지만 테슬라가 이를 실현할 수 있다는 신호는 아직까지도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SD) 옵션이 포함된 오토파일럿 패키지를 판매 중이나, 최근 이 패키지 제품 운행시 운전자가 지속적으로 새로운 도시 거리 기능을 감독해야 한다고 캘리포니아 주당국에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시장분석업체 데이터트랙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래스 공동창업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시총 3조달러에 도달하려면 사업 모델의 수익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테슬라는 지금 그런 놀라운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말만 해선 시총 3조달러는커녕 1조달러에도 가지 못한다"고 짚었다.

아크인베스트가 테슬라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란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온다. 회사에서 영향력 있는 주주가 하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순 없다는 것. 아크인베스트는 현재 25억달러에 달하는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0억달러 규모인 이 펀드 내 테슬라 비중은 10%로 가장 높다. 아크인베스트는 테슬라 주가가 급락했던 지난달 테슬라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