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이사회 의결 후 1년 만에 청산
폴란드 법인, LCD 제조의 유럽 거점
OLED로 전략 바꾸고, 아시아 생산 집중
베트남 OLED 모듈 조립 설비 확충

LG디스플레이 광저우 OLED 공장.

지난 2019년부터 추진됐던 LG디스플레이(034220)의 폴란드 생산법인 매각 작업이 지난해 마무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액정표시장치(LCD) 모듈 등을 주로 만들어온 해당 생산법인의 매각은 회사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환 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생산을 아시아권에 집중할 방침이다. 올해 OLED TV 신제품을 내놓으려는 제조사 대부분이 아시아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19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019년 4월 이사회 의결을 통해 해당 법인을 매각하기로 한 지 1년 만인 지난해 폴란드 생산법인의 청산 절차를 완료했다. 해당 생산법인은 814억원에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으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역시 폴란드에 생산법인을 운영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년간 총 4조8000억원을 투자,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 폴란드 생산법인도 배터리 공장 증설에 활용된다. 두 법인 사이의 거리가 상당히 가깝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LG디스플레이에 있어 폴란드 생산법인은 지난 2005년 설립 이후, LCD 패널 제조의 유럽 거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2017년 LCD 패널 제조사 세계 1위 자리를 중국 BOE에 내준 이후 LG디스플레이는 OLED 전환에 속도를 냈고, 폴란드 생산법인의 역할은 점차 축소됐다.

향후 LG디스플레이의 생산 거점은 아시아권 위주로, 생산 전략은 OLED와 수익성이 높은 IT(모바일·PC·노트북 등) LCD에 집중하는 식으로 재편된다. 경기 파주시, 경북 구미시 등 국내 2곳과 중국 난징, 광저우, 연태, 푸칭, 쑤저우 등 중국 5곳, 베트남 하이퐁 1곳 등이다. 회사 관계자는 "OLED TV를 제조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중국, 베트남 등으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며 "아시아권 TV 제조사의 패널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88인치 OLED.

지난 2013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LG전자만 만들었던 OLED TV 제조사는 올해 20곳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 스카이워스·콩카·창홍, 일본 파나소닉·소니·도시바, 유럽 필립스·그룬딕·뢰베, 미국 비지오 등이 OLED TV를 만든다.

OLED TV 제조사의 증가는 결과적으로 이 시장 99%를 점유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에는 호재다. TV 출하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패널 공급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LG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고객사인 LG전자의 지난해 OLED TV 출하량은 처음으로 200만대를 넘었다. 전년대비 23.8% 증가한 것으로, 4분기에는 역대 최고 기록인 86대가 출하됐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를 OLED TV 원년으로 삼고 있다. 올해 출하 목표는 800만장에 달한다. 지난해 450만장에서 두 배 가까이 늘린 것이다. 파주와 광저우 8.5세대(2200×2500㎜) 공장에서 각각 월 8만장, 6만장 등 총 14만장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패널 수요가 더 늘어 목표를 800만장 이상으로 잡아야 할 경우에는 광저우 생산량을 월 9만장으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설비투자에 3조원 초중반을 들일 예정이다. 지난해 2조원 중후반대에서 1조원 가까이 설비투자액을 늘리는 것이다.

이미 지난 2월 회사는 베트남 하이퐁 공장 내 OLED 패널 모듈 조립 공장 설비 확충에 7억5000만달러(약 8400억원)의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OLED 생산량 증대에 따른 것이다. 하이퐁 OLED 패널 모듈 공장에서는 파주와 광저우에서 생산된 OLED 패널 원판에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관련 부품을 조립하는 공정이 이뤄진다. 이달 안에 관련 시설이 들어오면 5월부터는 늘어난 생산량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