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경찰관들이 출동 현장에서 취객에게 욕설을 하고 발로 걷어차는 등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내용의 내부고발이 경찰에 접수됐다. 해당 경찰관들은 앞서 근무 중 술을 마신 행위 등에 대한 진정서도 접수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러스트=정다운

18일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 일산서부경찰서 관할 지구대에서 근무 중인 A경사와 B경위 등에 대한 내부고발 진정서가 지난 9일 접수됐다. 이들은 보호조치를 받아야 할 사람들에게 욕설을 하고 상습적으로 직무유기, 업무 기록 조작 등을 한 의혹을 받는다.

진정서에 따르면 A경사는 지난해 8월 말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에서 술에 취한 노인을 깨워 보호조치 하는 과정에서 "XX놈아" "X같은 XX야" "나이 X먹고 말 X같이 하네" 등 욕설을 한 혐의를 받는다.

A경사와 같은 혐의를 받는 B경위와 함께 근무를 선 적이 있다는 한 경찰관은 "취객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면 B경위는 쓰러진 취객을 발로 툭툭 차는 것부터 시작한다"며 "그런 식으로 의식을 확인한 뒤 취객이 일어서서 비틀대면 손으로 배를 찌르거나 손등으로 배를 치고 정강이를 발로 차는 식으로 깨웠다. 취객이 저항하고 고성을 지르면 B경위는 취객에게 욕설을 했다. 현장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취객 얼굴에 연기를 뿜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 보통은 상체를 흔들어 의식을 확인한다. 이후 의식이 확인되면 인적사항을 묻고 불편한 데가 없는지 묻는 게 매뉴얼이고 일반 상식"이라며 "그런데 B경위는 상식을 한참 벗어났다. 늘 이런 식이어서 날짜와 정황을 나열하는 게 어려울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A경사는 특정 팀원에게 표창을 몰아주기 위해 상습적으로 업무 기록을 조작한 의혹도 받고 있다. 진정서에 따르면 A경사는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같은 팀 소속 C순경의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지구대에 접수된 유실물을 자신의 사물함에 숨겨뒀다가 C순경이 출근하는 날에 맞춰 전산에 입력하고 분실물을 찾아줬다.

지난해 6월엔 모 백화점 귀금속 절도 사건 출동 시 동행했던 경찰관이 아닌 C순경의 이름을 기재해 허위로 지방청장 표창을 받게 한 의혹도 있다.

이 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접수한 일산서부경찰서는 진위 조사를 마치고,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일산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주말 고발인 조사를 마쳤고 다음주 피고발인을 조사해 다음달 초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