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5억원 상당의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문찬석 전 검사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며 금융·조세 범죄 분야 국내 최고의 검사로 불렸던 문 전 검사장이 최 회장의 비자금 혐의에 대해 어떤 방어 논리를 짜낼지 주목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있는 최 회장의 변호인단에 문 전 검사장(사법연수원 24기)이 최근 합류했다. 최 회장은 법무법인 삼우와 율촌, 엠, 위, 해율 등으로 변호인단을 꾸렸는데, 여기에 문 전 검사장이 합류한 것이다. 율촌에서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인 최동렬(사법연수원 20기) 대표변호사가 나선다.

문 전 검사장은 서울중앙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의 초대 단장을 지냈고, 증권 범죄를 주로 다루는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를 하며 주가조작, 시세조종 사범을 수없이 잡아넣으며 '여의도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6년 시세조종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공인전문검사 1급인 ‘블랙벨트’ 인증을 받기도 했다.

문 전 검사장은 문재인 정권 들어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정권의 눈 밖에 난 문 전 검사장은 지난해 8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좌천됐고, 문 전 검사장은 곧바로 사표를 내고 검복을 벗었다.

이후 문 전 검사장은 김종오(사법연수원 30기) 전 부장검사가 지난해 초 설립한 법률사무소 선능의 대표변호사를 맡았다. 김 전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장 출신으로 문 전 검사장과는 순천지청과 대검에서 함께 근무한 사이다. 김 전 부장검사도 문 전 검사장과 함께 최 회장의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문 전 검사장이 최 회장 변호인단에 합류하면서 이달말 시작되는 최 회장 재판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법조계에서는 최 회장의 기존 변호인단이 몇 년에 걸쳐 진행된 검찰 수사 과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최 회장 측이 검찰 수사를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전략을 짰다가 오히려 검찰이 처음 인지한 것보다 수사 규모가 커졌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문 전 검사장은 경제사건에 관한 법리 구성에서 국내 일인자인 만큼 재판이 시작되면 검찰의 논리를 적극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