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089590)이 기체가 손상된 비행기를 수리하지 않은 채 부산에서 서울까지 그대로 운항한 사실이 드러났다.

15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7C264편은 지난 10일 김포공항을 출발해 낮 12시 10분쯤 김해공항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그런데 이 과정에서 기체가 왼쪽으로 기울면서 왼쪽 날개 끝에 붙어있는 보조 날개 ‘윙렛’이 손상됐다. 이 여객기는 착륙이 여의치 않자 재착륙을 위해 다시 상승, 김해공항 상공을 한 바퀴 돈 뒤 활주로에 내렸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제주항공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여객기는 사고 발생 당일 오후 1시 40분쯤 다시 김해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돌아갔다. 제주항공은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에야 윙렛 손상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이 사건을 '항공안전장애'로 규정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사안이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해당 여객기에 대한 안전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조종사나 정비사가 안전 규정을 준수했는지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앞서 이달 8일에도 제주공항에서 에어서울 여객기와의 접촉 사고로 왼쪽 날개 끝이 긁힌 여객기를 그대로 운항해 논란이 됐다. 에어서울도 후방 오른쪽 수평 꼬리 날개가 휘어졌지만 운항을 이어갔다. 국토부는 이들 사건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항공안전법에 따라 행정처분 등 조처를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