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페이지 감찰기록, 제가 직접 볼 것"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수사과정에서 불거진 '모해위증 교사 의혹'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할지 여부에 대해 "과정과 결과를 투트랙으로 놓고 면밀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모해위증 혐의를 받는 당시 법정 증인 재소자 A씨의 공소시효가 오는 22일로 임박했다는 점에서 박 장관의 대응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박 장관은 15일 서울 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고검장 간담회에 참석, '이번주 안에 한명숙 사건 관련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실 생각이 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박 장관은 "오늘 (고검장) 간담회가 끝나고 법무부에 돌아가 2000페이지에 이르는 감찰기록을 가져올 것"이라며 "제가 직접 기록을 볼까 한다"고 말했다.

모해위증 혐의를 받는 당시 법정 증인 재소자 A씨의 공소시효는 오는 22일 만료된다. 그 전에 A씨에 대한 기소가 이뤄지면 모해위증 교사 의혹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대로 시효를 넘기면 수사도 불가능해진다. 같은 혐의를 받는 재소자 B씨의 시효는 지난 6일 이미 끝났다.

박 장관은 이날 고검장 회의가 끝난 직후에도 "결론을 정해놓고 지금 보고 있다는 건 아니다"라며 "과정, 절차 문제에 대해서는 감찰관실에서 진상규명 차원에서 사실확인 절차에 들어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체관계는 기록을 보겠다고 말씀드린 것이지, (수사지휘권 발동과 관련해) 결론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 (다만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효가 임박했다'는 지적에는 "아직 많이 남아있다. 22일까지니까요"라고 했다.
앞서 모해위증 교사 의혹과 관련해 대검 감찰부는 "재소자 조사녹화본이 법원이 제출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당시 수사팀과 '진실공방 논란'이 일었다. 수사팀은 한 전 총리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재소자들이 자발적으로 검찰에 제보했다는 입장이다.

대검 감찰부는 지난 12일 "한명숙 수사팀 핵심 관계자가 재소자들을 공식 조사한 영상녹화 CD를 과거 재판 당시 법원에 제출했다고 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문을 냈다.

모해위증 교사 의혹은 지난해 5월 당시 한명숙 수사팀이 재소자들을 사주해 '고(故)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말했다는 증언을 하도록 압박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불거진 사건이다.

앞서 수사팀 관계자는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재소자 2명으로부터 제보 받았을 당시 상황을 기록한 파일을 대검 감찰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검 감찰부는 "수사팀은 지난해 3월 법정에서 '증인 김모씨만 영상녹화 조사했고 증인 최모·한모씨에 대해서는 녹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면서 "지난해 4월 8일 재판부에서 증거개시 결정을 하자, 김모씨의 CD를 변호인에게 비로소 열람·등사 해주었을 뿐 법원에 제출한 사실이 없고 사건 기록에도 CD는 편철돼 있지 않았다"고 했다.

대검 감찰부는 재소자들이 자발적으로 한만호의 진술 번복을 반박하겠다고 제보해와 수사팀 면담으로 이어졌다는 수사팀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앞서 대검은 지난 5일 모해위증교사 의혹 관련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다만 해당 사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검찰 공무원 비위 여부는 추가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임은정 부장검사가 해당 사건 감찰 업무에서 '강제 배제'됐다고 주장하자, 대검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며 부딪힌 바 있다. 이에 법무부 감찰관실은 진상을 확인하겠다며 진상조사에 착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