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후속조치 관계장관회의
"LH직원 토지 취득 막겠다" 실효성 의문
4월 선거 앞두고 터진 악재 모면용 대책 지적
文 지지율 1주만에 30%대로 주저앉고
尹 지지율 한달만에 15%p급등

"LH투기 비리 청산은 부동산 적폐 척결의 시작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사건' 후속조치 장관회의에서 "이번 LH 사태는 그동안 쌓여 온 구조적 부동산 적폐의 일부분"이라며 한 말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LH사태 후속 대책으로 "앞으로 LH 임직원은 실제 사용 목적 이외의 토지취득을 금지하겠다"고 했고, "지금까지 권력, 자본, 정보, 여론을 손에 쥔 특권세력들의 '부동산 카르텔'이 대한민국의 땅을 투기장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정 총리는 또 LH의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사업지구 지정 전부터 임직원 토지를 전수조사하겠다"며 "불법투기와 의심행위가 적발되면 강력한 인사조치는 물론이며 수사의뢰 등을 통해 처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 총리의 이날 발표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LH사태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 1차 결과 발표에도 성난 민심이 가라앉지 않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여권이 LH를 적폐 청산 대상으로 규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LH사태가 집권 여당에 옮겨붙지 않도록 차단에 나섰다는 것이다.

◇ 丁총리 선거 앞두고 '설익은 대책' 지적 쏟아져

하지만 이런 이날 정 총리의 발표를 놓고 선거용 대형 악재를 일단 모면하기 위한 이른바 '아무 말' 대책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임직원의 실사용 목적 외 토지 취득을 금지한다'는 부분이다.

현행 농지법(10조)에서 농지를 소유하려면 자경(自耕)을 해야 하고, 경작을 하지 않을 경우 1년 이내에 땅을 처분하도록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남 양산 사저 부지로 농지를 매입하면서 '영농경력 11년'이라고 신고했다. 이번에 적발된 LH직원 20명도 이런 편법을 활용했다.

정 총리가 이날 발표에서 'LH임직원' 외에 친인척이나 가족, 차명 토지 취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도 문제가 됐다. 부동산 업계에서 불법 편법 투기를 하는 사람 가운데 자신의 명의로 땅을 매입하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 업계에서는 차명 투기를 하거나 '실사용 목적'으로 문 대통령 처럼 "주말 농사를 짓겠다"고 하면 LH직원도 농지를 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조롱섞인 반응이 나왔다.

국회의원 시의원 도의원 등 민주당 소속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투기 의혹이 속속 불거지고 있는데, LH직원에 대해서만 토지 매입을 금지하는 것이 옳으냐는 얘기도 나왔다. 국토교통부와 SH공사 GH공사 등도 신도시 부동산 개발정보에 직접 간여하는데, 이들에 대한 조치가 빠진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정 총리가 공직사회를 향해 "부동산 투기가 걸리면 패가망신을 시키겠다"고 엄포를 놨던 것을 감안하면 너무 지엽적이란 것이다.

◇ 文 지지율 30%로 주저앉고 尹 지지율 15%p급등

정 총리가 이런 설익은 대책을 발표한 것은 LH사태의 후폭풍을 뒤집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지난 2일 LH 땅투기 의혹이 폭로된 이후 민주당 양이원영(모친 경기 광명), 김경만(배우자의 경기 시흥), 양향자(경기 화성), 김주영(경기 화성), 서영석 (경기 부천), 윤재갑(경기 평택) 의원 등 의 신도시 인근 토지 투자 의혹이 불거졌다.

LH사태가 집권 여당으로 옮겨 붙으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38%로 내려 앉았다(한국갤럽). 문 대통령의 직무 긍정률은 지난 1월부터 30% 후반대를 유지하다가 지난주 40%를 기록했다. 그러다 다시 30%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대통령 직무 수행 부정 평가 이유는 부동산 정책(31%)가 가장 많이 나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는 한달만에 15%포인트 치솟은 24%를 기록하며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은 11%에 그쳤고, 정 총리는 조사대상에 포함되지도 못했다.

이날 오전에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양자대결 구도가 되면 야권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중 누가 나오더라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18% 포인트 이상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에스티아이에 따르면 가상 양자대결에서 안철수-박영선 대결 구도에서 안 후보의 지지도는 53.7%, 박 후보는 32.3%로 나타났다. 이는 21.4% 포인트 차이다. 오세훈-박영선 대결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51.8%, 박영선 후보가 33.1%의 지지를 받았다. 18.7% 포인트 차이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