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DNA는 절대 거짓말 안 한다"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홀로 방치돼 사망한 3세 여아의 친모가 당초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석모(51)씨로 드러났다. 경찰의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그러나 석씨는 "DNA 검사가 잘못됐다"며 모녀 관계를 부정하고 있다. 전문가는 "화성연쇄살인 사건 진범 이춘재도 DNA 검사를 통해 찾아냈다"며 검사 결과가 상당히 정확하다고 반박했다.

지난 11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경북 구미서 숨진 3세 여아의 친모로 밝혀진 외할머니 석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2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DNA검사는 법원에서도 믿고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경찰이) 국과수 본원까지 4번 찾아가서 검사했다"며 "DNA는 일반적인 혈액 검사와 달리 굉장히 정확하다.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숨진 여아는) 외할머니의 아이인 것"이라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석씨는 지난달 10일 빈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아의 친모로 최근 DNA 검사를 통해 밝혀졌다. 사건 초기 경찰은 그동안 아이를 키워왔던 석씨의 딸 A(22)씨를 대상으로 수사를 벌여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경찰도 그가 숨진 아이의 친모인 것으로 봤다. 현재로선 A씨와 석씨가 비슷한 시기에 출산을 했는데, 석씨가 출산 사실을 감추기 위해 자신의 아이와 A씨의 아이를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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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 연구위원도 "석씨의 부적절한 관계로 아이가 태어나게 됐다"며 "상대에게도 알릴 수 없고 주위 사람에게도 알릴 수 없는 사정상, 딸과 자신의 아이를 바꿔치기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석씨가 딸을 출산한 병원과, 석씨 출산을 도와준 사람부터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 연구위원은 "일반적인 범죄 심리상 딸의 아이를 바꿔치기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낳은 아이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그런데 지금은 딸의 아이와 바꿔 딸이 키우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개월 동안 (숨진 아이에게)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게 물음표로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달 12일 경북 김천시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숨진 여아와 함께 살았던 A씨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승 연구위원은 사라진 A씨의 아이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에서도 석씨의 딸(A씨)이 (아이를) 출생했다는 걸 확인해줬고, 출생신고도 했다"며 "외할머니의 친자만이 (이번 사건으로) 사망한 상태고, 딸이 진짜로 출생한 아이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라고 했다.

이어 "(사라진) 아이의 생사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석씨와, 석씨 남편, 석씨 딸, 석씨 딸의 전남편 등 이들의 가족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 연구위원은 "외할머니라는 사람이 어제 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가면서까지도 자신은 절대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했다"며 "경찰이 휴대폰 등을 통해 여러 가지를 확인하고 있지만, 제가 주위 분들에게 들은 바로는 휴대폰에 나온 진술도 일반인이 생각하기엔 부적절한 진술이 많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은 전날 오후 석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취재진에게 "딸을 낳은 적도 없다. 숨진 세 살 여아는 내 딸(A씨)이 낳은 아이가 맞는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경찰은 석씨의 주변 남성의 DNA를 검사하는 등 친부 찾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