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9조원 재정부양책 조만간 집행…"폭발적 소비 촉진 전망"
전문가들 "올해 중국 대신 미국이 세계 경제성장률 주도할 것"
부채·부동산 버블 뇌관 잠복한 中은 전인대서 긴축재정 선언
"美 경기부양책,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신흥국, 유로존 등에 부담"

미국의 1조9000억 달러(한화 약 2140조원) 규모의 새로운 경기 부양책이 이번 주 최종 확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반대로 중국은 전인대를 통해 긴축재정을 선언하면서 두 경제대국의 경제정책이 세계 자본 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된다.

8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중국의 대조되는 경기부양책 규모를 비교하며 두 국가의 대조되는 경제 정책 차이가 환율을 비롯해 세계 자본 흐름을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대규모 재정부양책을 집행하는 미국이 다시 세계 경제 성장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6일(현지시간) 1조9000억 달러(약 2140조원)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부양법안에 대한 미 상원의 표결 결과가 상원TV에서 제공하는 방송 화면에 비치고 있다. 이날 상원은 전날부터 이어진 밤샘 회의를 통해 지난달 하원이 통과시킨 해당 법안 일부를 수정해 찬성 50표, 반대 49표로 법안을 가결했다.

우선 최근 미 상원을 통과한 1조9000억달러 규모의 재정부양책이 조만간 집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엔 1인당 최대 1400달러(약 158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안도 담겨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팬데믹 이후 강화한 통화부양책을 상당 기간 유지할 계획이다.

재정부양책과 함께 미국 소비자들이 팬데믹 기간 저축한 돈을 폭발적으로 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가계의 추가 저축은 1조5000억달러(블룸버그 전망), 1조8000억달러(옥스포드이코노믹스) 등 최소 1조달러대로 추산된다. 미국 경제가 다시 문을 열면서 그동안 하지 못한 여가·외식 부문의 소비가 급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직후와 다르게 미국에서 자산버블이 터지거나 민간부채 문제가 과도하지 않기 때문에 팬데믹 이후 빠른 경제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전세계 교역 규모는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이미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중국은 미국처럼 대규모 부양책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경제 위기의 가장 큰 위협으로 여겨지는 부채 문제와 부동산 버블 문제 등이 잠복해있기 때문이다. 요크 크래머 코메르츠방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은 부채를 억제하고 부동산 버블 문제를 피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 올해 부양책을 점진적으로 축소할 것이란 신호를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긴축 정책을 예고하기도 했다. 지난 5일 리커창 총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 6.0% 이상으로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투자은행들이 연 8% 성장을 예상하는 점을 감안하면 보수적인 목표라는 평가다.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도 지난해보다 0.4%포인트 줄어든 3.2%로 설정했으며, 인프라 투자 등에 쓰여온 지방정부 특수채 발행규모는 3조6500억위안으로 전년보다 1000억 위안 낮게 잡았다.

뉴욕 거리에서 쇼핑을 즐기는 시민들 모습.

미국의 채권운용사인 핌코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재정 확대보다는) 위험 통제에 초점을 맞춘 건 높은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선 일부 국영기업과 지방정부의 과도한 자금조달, 과도한 레버리지를 가진 부동산 개발사업 등 경제의 취약한 부분을 규제해야한다는 믿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경제회복세가 달러 강세로 이어질 경우 개발도상국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달러화는 올해 주요통화와 비교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 경제에도 역풍이 불수 있다고 외신은 전망했다.

코로나19 상황이 백신을 통해 연내 종식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현실화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오는 5월까지 모든 성인 접종 가능한 코로나19 백신 확보했다"며 코로나 사태 종식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7일에는 하루 동안 사상 최고치인 290만개의 백신이 접종될 정도로 빠른 속도로 백신이 배포되고 있다.

반면 뉴욕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변이 코로나가 빠르게 퍼지면서 코로나 재확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변이 코로나로 미국이 목표로 하는 집단 면역 형성에 차질을 빚을 경우 경제회복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8일(현지시간) 전미도시연맹(NLC) 모임에서 "앞으로 두 달 안에 팬데믹이 종식될 것인지, 재확산할 것인지 여부가 걸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