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규모 비트코인 투자를 밝혔던 테슬라 주가가 이번달 들어 30%이상 떨어지며 끝없는 추락을 겪고 있다. 함께 비트코인을 사들였던 미국 온라인 결제업체 스퀘어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주가도 연일 하락세다. 우리돈 약 6500만원대까지 급등했던 비트코인이 5600만원대로 떨어지자, 이들 기업의 주가도 함께 하락세를 탔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대규모 비트코인 투자를 밝혔던 테슬라의 주가가 이번달 들어 30% 이상 추락했다.

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지난주 5일(현지 시각) 597.95달러로 장을 마치며 600달러 선 아래로 추락했다. 이는 지난 1월 26일 최고점(883.09달러)과 비교하면 30%이상 하락한 것이다. 시가총액은 약 300조원이 증발했다. 테슬라는 지난달 15조달러(1조 6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한 바 있다. 이는 테슬라 현금 보유액의 약 8% 수준이었다.

테슬라보다 먼저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사들인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주가는 지난달 고점 대비 절반으로 급락했다. 지난 2월 9일 1272.94달러를 기록했던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주 금요일 장중 547.40달러를 찍으며 끝없이 추락했다. 지난달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CEO는 "비트코인은 3년 전보다 더 안정적인 자산이 됐다"며 회사채까지 발행해 가며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입한 바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이 회사가 가진 비트코인은 현재 9만개 수준이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설립한 미국 온라인 결제업체 스퀘어의 주가도 비트코인 가격과 동반 추락했다. 스퀘어는 지난달 1억 7000만달러(약 1900억원)어치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했다. 기존에 보유한 5000만달러어치의 비트코인까지 합치면, 작년 기준 회사 전체 자산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에 달한다.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타던 지난달 16일 주당 267.02달러를 기록했던 스퀘어의 주가는 이번달 5일 216.44달러로 급락했다.

이들 회사의 주가 하락은 비트코인 가치의 높은 변동성과 관련이 있다. 비트코인 가치는 지난달 5만 8000달러선(약 6500만원)까지 올랐다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개당 4만 3800달러(약 4900만원)선까지 떨어진 바 있다. 주식을 포함한 전통적인 투자 자산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유동성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자, 과도한 유동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자연스레 전체 자산의 5%, 8%가 넘는 금액을 비트코인으로 구성한 이들 회사들에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웨드부시증권의 분석가 다니엘 이브스는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급락세로 일부 테슬라 투자자가 주식 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하며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자산에 추가하면서 10억달러의 수익을 얻었지만, 그만큼 위험도 추가했던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와 테슬라가 공격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해, 이제 투자자들은 비트코인과 테슬라를 연동해서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테슬라의 주가 하락이 비트코인 때문만이라고 볼 수는 없다. 전기차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2월 미국 전기차시장 내 테슬라 점유율이 69%로 전년의 81% 대비 크게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GM, 폭스바겐, 포드 등 경쟁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모두 ‘전기차 시대’를 선언하며 뛰어든 탓에, 테슬라는 이미 유럽에서는 1위 자리를 내줬다. 중국에서도 중국내 전기차 업체들이 빠르게 추격해오고 있다.

한편, 미국의 코인마켓앱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8일 오전 6시 30분 기준 5만 50달러를 기록하며 5만달러 선을 다시 넘었다. 두시간 전 5만 1000달러선을 돌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