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응천 "특별법 검토 필요"
문진석 "굳이? 특별법 필요 없어…가덕도신공항은 부산 여론 강해서"
野 송언석 "가덕도와 똑같은 상황 갖고 한쪽은 '왜 하냐'…부적절"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밀어붙인 더불어민주당이 '대구경북(TK) 신공항 건설 특별법안'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8일 확인됐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이 법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공청회에서는 신중론을 폈지만, 지난 19일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상임위를 통과한 뒤 열린 법안소위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법 제정 필요성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신공항 건설이 추진되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아래는 부산항신항.

조선비즈가 특별법이 논의된 지난달 25일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소위 회의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민주당 소속 조응천·진성준 의원은 특별법 제정 취지에 '일리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TK 신공항은 민간 공항과 군 공항이 함께 이전하는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에 법 제정 취지에 공감한다는 것이다. 조응천 의원은 국토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고, 청와대 정무 비서관 출신인 진 의원도 당 안팎에서 발언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법은 대구 지역 의원인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안이 각각 발의돼 있으며 공항 건설을 위한 재정지원과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등이 골자다.

회의 속기록에 따르면 조 의원은 "단정적으로 이 특별법 제정이 필요 없다, 실익이 없다고 가능성을 닫아 놓지 말기를 바란다"며 "(TK 신공항은) 민간과 군이 (옮겨) 가는 이질적인 것인데 이것을 한 그릇에 담는 특별한 경우다. 일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수한 경우를 규율할 수 있는 특별법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진 의원은 "'매우 특수한 이전 건설의 사례이기 때문에 그에 적합한 특별법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거라면 저도 거기에 동의한다"고 했다. 이어 "대구시가 (공항) 이전에 필요한 사업비를 스스로 조달해야 하는데 나중에 군(軍)으로부터 넘겨받는 대구 공항 부지를 팔아 사업비용을 만회하더라도 먼저 (사업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군으로부터 넘겨받는 군 공항 부지를 매각해서 소요되는 사업예산을 다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 게 아니냐"고 했다. 신공항 사업은 대구시가 신공항을 건설해 국방부에 기부하면 국방부가 기존의 공항부지를 대구시에 넘겨주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면서 "미뤄 놓았던 홍 의원의 법안에 대해서도 심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홍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군 공항이 설치된 기존 부지를 지속 가능한 도시로 개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신공항 건설에 대한 내용만을 담은 추 의원의 법안보다 더 많은 지원 방안이 담긴 법안이다.

반면 문진석 의원은 "굳이 또 특별법이 필요 없을 것 같다"며 "'예타 면제' 조항은 국가재정법에 의해서도 가능한 일인데 TK 신공항이 특별법이 없어도 예타를 면제할 수 있다면 굳이 특별법으로 가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문 의원은 '(TK 신공항 건설에) 국가재정법에 따라 예타 면제를 할 수 있지만, 그러면 왜 가덕도신공항법에는 예타 면제 조항을 넣었느냐'는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는 "부산 지역이 워낙 원안 사수라는 여론이 강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송 의원은 "대구경북공항 특별법을 빨리 만들고 예타를 면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무척 강해 (가덕도와) 똑같은 상황"이라며 "그런데 어떻게 똑같은 상황을 두고 한쪽은 지역에서 그렇게 하니까 예타를 면제할 수 있다고 하는데, 한쪽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얼마든지 예타를 면제할 수 있는 걸 '왜 (특별법을 제정)하느냐'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당초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5일 이 특별법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공청회에서 '신중론'을 내세웠다. 조응천 의원은 "공항은 정말 대규모 SOC(사회간접자본)고 한번 결정되면 돌이킬 수가 없다"며 "정말 신중하게 결정하고, 결정하면 꼼꼼하게 시공을 해서 잘 되어야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특별법 요구가 난립할 수 있다'며 난색을 보였다.그런데 25일 법안소위에서는 예타면제 특별법을 수용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렇게 열흘 만에 입장이 바뀐 데는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의 상임위 통과에 여야가 함께한 것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주도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에 일부 야당 의원들이 동조한 상황에서, 야권의 텃밭인 대구, 경북 지역 공항에 특별법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국토위 소속인 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은 가덕도 특별법 통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라며 "정치공학적인 부분을 떼 놓고 보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처리된 마당에 TK 신공항 특별법이 처리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다른 국회 교통위 관계자도 민주당의 전향적 입장에 대해 "가덕도 특별법 여야 공동 처리를 염두해 두긴 했겠지만 진정성은 알 수 없다"면서도 "민주당도 아직 당 차원에서 TK 신공항 특별법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예타를 면제할 수 있는 특례조항이 담긴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은 지난달 26일 재적 229명 가운데 찬성 181명, 반대 33명, 기권 15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TK 지역 의원들을 비롯한 야당 의원 상당수는 반대하거나 표결에 불참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TK 신공항 특별법 논의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소위원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방안을 만들어 오기로 했다"며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하려면 여야 의원들의 공감대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