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국방 예산을 지난해 대비 6.8% 증액하기로 했다. 인도와 히말라야 산맥에서 국경 분쟁을 벌이고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등에서 미국과 군사적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중국은 지난해보다 국방 예산 증가율을 높였다.

중국 정부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 정부 업무 보고에서 2021년 국방 예산을 지난해 대비 6.8% 늘린 1조3500억 위안(약 234조 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해방군 군인들이 2020년 6월 남부 광둥성에서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

중국은 2015년 국방 예산을 10.1% 늘린 이후 2016년부터 한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5월 전인대에서 공개한 2020년 국방 예산은 1조268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증가율은 20여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으나, 2019년 증가율(7.5%)보다 대폭 낮아지진 않았다. 당시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도, 중국 정부가 군사력 증강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올해 정부 업무 보고에서 "정부는 신시대 군과 군사 전략을 강화하는 시진핑 사상을 철저히 이행하고 인민해방군에 대한 당(중국공산당)의 절대적 지도력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또 "군 훈련과 준비태세를 강화하고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군의 전략적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은 2035년까지 군 현대화를 완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2050년까지 모든 위협에 맞서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세계 최강 군을 만들겠다고 했다.

중국은 외부 안보 위협을 부각시키고 있다. 대만·홍콩을 놓고 미국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고 이웃한 인도와도 국경 분쟁에 휩싸였다. AP는 "중국은 정부 부채 증가와 코로나 대유행 여파에도 군 업그레이드 목표를 계속 이행하고 있다"며 "대만해협뿐 아니라 남중국해와 서태평양, 인도양에서도 더 대담해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