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여성가산점 받은 나경원에 5.33%p 차이로 승리
단일화 방식·여론조사 설문 문항·단일 후보 기호가 관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4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최종 후보로 결정되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를 열고 오 전 시장을 최종 후보로 결정했고, 안 대표는 지난 1일 금태섭 전 의원과 '제3지대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했다.
오 후보는 지난 2일부터 이틀간 100% 시민여론조사 진행된 본경선에서 41.64%를 얻어 2위인 나경원 후보(36.31%)를 5.33%포인트 차이로 꺾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10%의 여성가산점을 받는 나 후보의 경선승리를 점치는 분위기였다.
오 후보가 간발의 차이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킨 것에는 '순조로운 야권 단일화'를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선 후반에 불거진 '기호 2번' 논란이 나경원 후보에는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나 후보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돼야 한다면서 설사 최종 야권 단일화 후보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선택받더라도 국민의힘에 입당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안 대표는 이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후보를 고집하는 '기호 2번' 논란이 야권단일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경선 판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오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나 후보의 '보수 색채'를 강조하며 나 후보가 당의 최종 후보가 되면 야권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지난달 25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나와 '"예비경선에서 나 후보는 강경보수를 자처했었다"며 "짜장·짬뽕론을 말하며 '섞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중도는 허황된 민주주의일 뿐'이라는 말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되면) 안 대표와 단일화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도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내겠다"며 "분열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스스로 패배를 자초하는 길"이라고 했다. 오 후보는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이나 합당하지 않으면 출마하겠다'고 해 '조건부 출마' 논란을 일으킨 자신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기존의 정치문법과는 맞지 않았지만 야권 분열의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지 않겠다는 결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두 후보는 곧바로 단일화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경선 결과를 듣고 "(오 후보와) 가급적 빨리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 후보도 "개인적으로는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고 싶다"고 했다. 단일화 시점에 대해서도 두 후보 모두 '빠르게 진행하자'는 데 공감대를 보였다.
양측의 단일화 협상 쟁점은 단일화 방식, 여론조사 문항, 야권 단일 후보의 기호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 측은 '100% 일반 시민 여론 조사'를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에서 단일화 전략을 맡은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여론조사와 더불어 시민들의 직접 투표를 통한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양측은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의 설문 문항에 대해서도 정당 이름을 뺀 후보 개인의 경쟁력을 묻는 여론조사 방식이냐 정당 이름을 포함해 적합도를 조사하는 방식이냐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국민의힘에서는 안 대표가 야권 단일화 후보로 정해지면 국민의힘에 입당 또는 합당을 통해 기호 2번으로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 것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안 대표는 기호 논란에 대해 지난 2일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나와 "정의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 2번이든, 4번이든 야권 단일 후보는 두 번째 사람"이라고 했지만 오 후보는 "2번을 달고 출마하는 게 아마 득표에는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양측의 단일화 논의는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일인 오는 18~19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