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70여곳 매장 철수…MZ세대 타깃 온라인 전환
코로나 탓에 재택근무 늘어…"연내 모든 매장 문 닫을 것"

국내 패션 대기업 LF(093050)가 남성복 브랜드 TNGT의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폐점한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가 길어지며 남성복 사업이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있는 TNGT 매장.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TNGT는 지난 달부터 전국 백화점과 아웃렛 등에 입점한 7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고 있다. 2021년 S/S(봄·여름) 제품부터는 LF몰 등 온라인에서만 판매된다. LF 관계자는 "현재 한 자릿수의 매장만 남아 있다"며 "올해까지 전국 매장을 철수하고 온라인 전환을 마무리 할 예정"이라고 했다.

LF는 2002년 젊은 남성 직장인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 TNGT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실용주의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2009년에는 브랜드를 재단장하며 여성복 브랜드 TNGT W를 새롭게 출시했다. 동시에 유행에 맞춰 빠르게 제품을 생산하는 SPA(제조·유통 일괄화) 체계를 도입했다. 덕분에 500억원대에 머물던 매출이 이듬해인 2010년 9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 직장인 사이에서 캐주얼한 복장이 자리 잡으며 정장 인기가 시들해 졌고, 코로나19까지 겹치며 남성복 판매가 감소했다. 섬유산업협회에 따르면 2011년 6조8668억원이던 국내 남성 정장 시장은 지난해 3조6556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패션 시장에서 남성 정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 24.8%에서 지난해 8.8%로 감소했다.

회사 측은 "TNGT 매출은 공개가 어렵다"면서도 "(남성 정장 등)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TNGT를 운영하는 LF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각각 1조6105억원, 774억원으로 전년보다 13%, 1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70억원으로 61% 줄었다. 이 탓에 이 회사는 지난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2007년 LG그룹에서 독립한 LF는 구본걸 회장이 이끌고 있다. 구 회장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차남 구자승 사장의 장남이다.

LF는 TNGT의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꾀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가격은 낮추고 유행을 타지 않는 품질 좋은 남성복으로 브랜드를 재정비하고 있다"며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콘텐츠 마케팅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