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 불리는 노원구 백사마을이 마침내 재개발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2009년 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된 지 무려 12년 만이다.
서울시는 백사마을(노원구 중계본동 30-3번지 일대) 부지에 대한 재개발 사업시행계획 인가가 고시됐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백사마을 재개발은 올해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하고 내년 관리처분인가 후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입주는 2025년 예정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백사마을은 총 2437가구(공동주택 1953가구, 임대주택 484가구)의 상생형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백사마을에 전국 최초로 '주거지보전사업' 유형을 도입해 백사마을 고유의 정취와 지형, 골목길, 계단길 등 일부의 원형을 보전하기로 했다.
주거지보전사업은 백사마을 전체 부지 가운데 공공임대주택 건설이 예정된 4만832㎡에 추진될 예정이다. 484가구의 주택과 함께 전시관, 마을식당, 마을공방 등이 조성된다. 전시관에는 지난 2년여간 서울시가 수집한 백사마을에 대한 기사와 영상, 논문 등 30여점과 연탄난로‧건축도구 등 80여점의 생활 물품이 전시된다. 백사마을의 현재 지형과 건물 내‧외부, 골목, 벽 등을 3차원으로 기록한 3D 스캐닝 자료도 전시될 예정이다.
백사마을은 2008년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고 2009년 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되며 재개발이 추진됐다. 그러나 낮은 사업성과 주민갈등으로 자주 난항을 겪었다. 당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자였지만 저조한 사업성과 주민 갈등 심화 등으로 2016년 LH가 사업을 포기했다. 2017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새로운 사업시행자로 선정되며 사업이 정상화됐지만, 층수 갈등으로 사업이 다시 지연됐다. 일부 주민들이 저층 위주 아파트보다 평균 층수 16층 건립을 지속 요구해서다.
서울시는 "총 33회에 걸친 총괄 계획가(MP·Master Planner) 회의와 소통 끝에 갈등을 봉합하고, 지역 특성과 주민 요구사항을 반영한 정비계획을 수립했다"면서 "소통 끝에 공동주택 높이를 평균 층수 12층 이하, 최고 20층 이하로 의견을 모을 수 있었다"고 했다. 시는 "LH가 사업시행자였던 2012년 계획보다 약 233가구 증가해 사업성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백사마을은 재개발로 인한 기존 거주민의 둥지 내몰림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도심 내 대규모 주택공급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상생형 주거지 재생의 새로운 모델"이라면서 "다양한 유형의 재생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적용해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