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영화 ‘소림축구’에 감독역으로 나온 배우 우멍다(오맹달·吳孟達)가 지난달 17일 간암으로 숨졌다. 그런데 그의 소셜미디어(SNS)에 마지막으로 게시된 한 마디에 중국 관영 매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계정에 "나는 중국인입니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배우 우멍다.

홍콩 송환법 시위가 한창이던 2019년 8월 17일 그는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나는 중국인이다"라며 자신의 국적을 고백하는 글을 남겼다. 그는 동시에 "오성홍기(중국 국기)에 14억 명 깃발 수호자가 있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은 1년반 전에 올린 우멍다의 이 마지막 글을 우멍다의 최근 사망과 연결 지어 재조명하면서 "진정한 중국 애국심을 보여줬다"며 대대적인 띄우기에 나섰다. 중국국제라디오는 "우멍다가 남긴 웨이보 내용이 모두에게 감동을 던져줬다"며 극찬했다.

중국 네티즌들 역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103만명의 네티즌이 해당 게시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댓글만 14만5000여개가 달렸다. 누리꾼들은 웨이보에서 "다음 생에서는 우리 모두 단일 국가 사람이 돼서 만나자" "우리는 모두 중국인이다." "다음 생에도 우리에게 교훈을 주세요"라며 우멍다의 ‘나는 중국인이다 선언’을 지지했다.

’나는 중국인이다’고 밝힌 우명다의 웨이보 공식 계정글.

한편 배우 우멍다는 홍콩을 대표하는 영화배우 주성치의 단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우멍다는 주성치와 함께 ‘도성’ ‘서유기 월광보합’ ‘서유기 선리기연’ ‘희극지왕’ 등에 출연했다. 2019년에는 ‘유랑지구’ 등 중국 본토 영화에도 출연했다.

그는 중국에서 태어나 1952년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 출생했고 7살 때 부모를 따라 홍콩으로 옮겨 산 것으로 알려졌다. 1973년 홍콩TVB 공채 연예인으로 들어와 1979년 TVB 드라마 ‘초류향전기’에서 조연으로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한편, 우멍다처럼 홍콩 유명 연예인들이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에 대해 발언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친중파로 잘 알려진 홍콩 배우 성룡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의 수호자임을 자부하며 "홍콩은 내 고향이고 중국은 내 국가"라고 발언했고, 가수 알란 탐과 배우 양가휘(梁家煇·토니 룽카파이)도 홍콩 경찰의 공권력 사용을 지지하는 집회에 참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