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객실 내부에서 마스크를 내린 채 햄버거를 먹다가 항의를 받자 "우리 아빠가 누구인지 아느냐"며 욕설을 퍼부은 승객이 반성의 뜻을 밝혔다.

이 사건의 시작은 지난달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KTX 무개념 햄버거 진상녀’란 제목의 글이었다. 당시 올라온 글에 따르면 동대구역에서 탑승한 여성 승객 A씨는 마스크를 내린 채 객실 내에서 초코케이크와 햄버거를 먹었다.

보배드림 캡처

글쓴이가 A씨에게 "열차 통로에 나가서 햄버거를 먹어달라"고 항의하자, 그는 되레 "우리 아빠가 도대체 누구인 줄 알고 그러느냐. 너 같은 거 가만 안 둔다"고 소리쳤다. 글쓴이는 글과 함께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했다. 이후 영상이 온라인에서 급속도로 확산됐고, 네티즌 사이에선 A씨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글쓴이는 지난 1일 해당 게시글에 내용을 추가했다. 글쓴이는 "커뮤니티를 통해 A씨가 누구인지 알게 됐고, 고심 끝에 (A씨에게) 연락을 했다"고 전했다. 글의 제목도 ‘KTX 햄버거 진상녀, 그 이후 글 (아버지 안 찾으셔도 돼요)’로 수정됐다.

글쓴이는 "(A씨는) 일반적인 가정의 아가씨로 추정된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이제 궁금하지 않을 정도로 정체가 확인됐다"며 "처음부터 비상식적인 일에 분노감이 있었던 거지, 그분을 상대로 뭐 어찌해 볼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과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보다 15세나 어린 아가씨고 어제 뉴스 방송 후 일이 커져 본인도 겁을 먹고 있었다"며 "다행히 그날 행동에 대해 반성을 하고 있었다. 그날 행동은 본인의 신경과민 상태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이 정도로 이슈화가 됐으면 본인도 이제 조심할 것"이라며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한다. 그저 이번 일을 계기로 인격을 조금 더 갖추고 겸손하게 살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A씨에 대한 고발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등 방역수칙을 위반하면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해당 승객이 두 번의 계도와 경고 조치를 받은 뒤 음식물 섭취를 멈춰 고발에는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