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올해 2분기부터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Driving)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한다. 현재 테슬라는 FSD 시험 버전을 신차 구매자들에게 고가의 옵션 형태로 판매해왔는데, 정식 버전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이 매월 일정 금액을 내고 FSD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테슬라 모델3.

2일(현지시각)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트위터에 "(FSD 구독 서비스를) 올해 2분기에는 확실히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머스크 CEO는 작년 말까지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했다가 올해 초로 한 차례 미룬 바 있다. 그러나 그가 이번 트위터를 통해 2분기에는 확실하다고 밝힌 만큼, 구독 서비스 출시 일정이 더 미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테슬라는 FSD를 신차 구매시 옵션으로 판매해왔다. FSD는 오토파일럿보다 향상된 기능이 탑재돼 고속도로에서 내비게이션 경로에 따라 이동할 분기점을 선택할 수 있고, 신호를 감지할 수도 있다. 자동으로 차를 주차시키거나 부르는 기능도 포함됐으며 주행 중에 자동으로 차선 변경도 할 수 있다. 비보호 좌회전, 회전 교차로 진입 등도 가능할 전망이다. FSD 옵션 가격은 당초 7000달러(약 770만원) 수준이었으나 테슬라는 이를 단계적으로 인상해 최근 1만달러(약 1100만원)로 올랐다.

테슬라가 월 단위의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면 FSD 옵션을 구매하지 않았던 소비자도 FSD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사용을 원치 않으면 구독을 곧바로 해지할 수 있다.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 등에 따르면 월 구독 비용은 100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임대 방식으로 테슬라를 타고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FSD 구독 서비스가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머스크 CEO는 FSD를 옵션으로 구입해서 쓰는 것이 구독 서비스로 이용하는 것보다 이득이라는 점을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그는 "FSD는 구독보다 구매하는 것이 더 좋다"며 "FSD를 옵션으로 구매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투자이고 소비자에게 이득이 될 것이다. FSD 옵션을 구매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FSD의 기능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FSD는 현재 1000명 이상의 베타 테스터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 중"이라며 "업계에선 자율주행을 단순히 운전자를 보조(assist)하는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FSD는 오히려 인간보다 더 안정적인 시스템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분류상 운전자의 주의·감독이 거의 필요 없는 레벨3 수준의 기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FSD가 운전자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한 레벨2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AP통신 등 외신들은 FSD 베타 버전이 공개되자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은 스스로 운전하지 못한다"며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거리 위를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 기만적이고 무책임한 마케팅을 펼친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스티븐 슐라도버 UC버클리대학 연구원도 "여전히 운전자의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한 매우 제한적인 기능"이라고 했었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과 관련해서도 과장 광고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독일 법원이 테슬라의 광고가 허위라고 판결한데 이어, 국내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오토파일럿 기능을 자율주행 기능이라고 광고한 게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