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하의·빨간 셔츠' 맞춰입고 같은 조에서 경기
남편·아들에 진행요원, 관람객들까지 같은 패션
"사고당한 타이거 우즈 쾌유 및 복귀 염원 담은 것"

교통사고로 부상을 당한 타이거 우즈를 응원하기 위해 검정하의와 빨간 셔츠를 맞춰 입은 로리 맥킬로이와 패트릭 리드.

1일(한국 시각) 세계 골프 무대의 정상급 선수들이 일제히 '검정 하의·빨간 셔츠'를 입고 경기하는 광경이 펼쳐졌다고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위크가 보도했다.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타이거 우즈의 쾌유와 복귀를 염원하는 의미로 '오마주'를 선보인 것이다.

이날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워크데이 챔피언십과 미국프로골프(PGA) 푸에르토리코 오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게인브리지 LPGA 최종 라운드에 출전한 프로 골프 선수들은 그간 우즈가 대회 최종 라운드 때마다 입었던 의상을 약속한 듯 맞춰 입었다.

보도에 따르면 저스틴 토머스(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제이슨 데이(호주) 등 세계랭킹 1위를 했던 선수들은 이날 나란히 검정 바지에 빨간 셔츠를 입었다. 워크데이 챔피언십 디펜딩 챔피언인 패트릭 리드(미국)와 토니 피나우(미국),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도 같은 차림이었다. 스코티 셰플러와 제이슨 코크랙(미국)도 '검빨' 차림으로 경기를 치렀다.

캐머런 챔프(미국) 역시 우즈의 최종 라운드 패션을 재현했다. 특히 13년 만에 LPGA투어 대회에 나선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검정 치마에 빨간 셔츠를 입고 최종 라운드에 나섰으며, 그의 캐디를 맡은 남편 마이크 맥지와 아들 윌도 같은 패션을 선보였다. 아울러 대회 진행 요원과 관람객들도 검정 하의와 빨간 셔츠를 맞춰 입었다.

워크데이 챔피언십 관람객들이 빨간 셔츠와 검정 바지 차림으로 경기를 보고 있다.

통상 골프 경기에서는 같은 색상의 옷을 피하는 것이 관행이다. 특히 같은 조에 편성된 선수들은 비슷한 색깔의 셔츠를 입는 것조차 꺼린다. 골프위크는 "우즈가 출전하면 아무도 최종 라운드에서 검정 바지와 빨간 셔츠를 입지 않는다"며 "이러한 골프계에서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조에서 경기하는 모습이 이날 만큼은 흔한 광경이 됐다"고 전했다.

우즈는 이날 타이거 우즈 재단 트위터를 통해 "오늘 TV를 켰다가 온통 빨간 셔츠를 입은 광경을 보고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다. 역경을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선수와 팬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밝혔다.